[투데이 窓]의사 부족의 현실적 해법, 의학교육 일원화

[투데이 窓]의사 부족의 현실적 해법, 의학교육 일원화

최혁용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한의사
2022.10.25 02:03
최혁용 변호사
최혁용 변호사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대한민국 의료는 급격히 변하고 있다. 급성질환 중심에서 만성질환 중심으로 변해가고 환자의 의료서비스를 찾아가는 형태에서 의료가 환자를 찾아가는 형태로 가고 있다. 이에 따른 1차 의료 강화와 지역사회 돌봄이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주요한 과제가 됐다.

더욱이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의사부족을 절감했다. 많은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정부와 시민단체들이 의과대학 증원을 주장했지만 의사단체들은 의사 수를 늘리기보다 저수가를 지원하는 정책개선이 중요하다며 이를 강하게 반대했다.

지난달 1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22 한국경제 조사보고'(OECD Economic Surverys: Korea 2022)에 따르면 한국은 OECD 국가 중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나라로 1차 의료 강화가 필요하다고 서술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의사부족을 심각한 문제로 지적하면서 의대정원 확대문제를 지체해선 안 된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5명으로 발표되는데 이는 한의사를 포함한 것이다. 한의사를 제외하면 1.9명으로 OECD 평균인 3.5명보다 크게 적다. 코로나19 초기 유행검사와 치료에 필요한 의사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많은 한의사가 검체채취업무와 진료에 자원했으나 의사단체의 반발로 철저히 배제됐다. 부족한 의사 수에도 불구하고 한의사를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은 현재 우리나라 이원화제도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이다.

1951년 국민의료법 시행 이후 지금까지 이어진 이원화한 의료제도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보건의료 분야의 문제들을 해결하기보다 갈등과 반목으로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전진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의료일원화 논의는 1974년 시작돼 48년 역사의 경과를 밟았다. 수많은 연구보고서와 협의체, 위원회 등이 출범했고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일원화 방안을 제의하며 합의점을 모색하고자 했다.

의료일원화 논의의 뼈대는 의학교육의 일원화다. 2015년과 2018년 정부가 중재해 합의안을 만들었는데 모두 교육일원화를 우선하는데 어렵지 않게 합의했다. 2012년 의협 산하 의료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의대와 한의대의 통합을 통한 의료일원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한의과대학 교육에 의과대학 내용의 75%가 이미 포함됐다고 한다. 보고서는 현행 6년제인 의학과 한의학의 통합교육과정을 편성하는 것이 최종적 학부교육의 방향으로 적당하다고 판단했다.

의사와 전통의사가 병존하는 국가에서 의학교육을 통합해 의료인력 양성의 효율화를 꾀한 해외 사례를 참고하자. 미국 전통의사인 DO가 대학 교육과정의 변화를 통해 미국 의사인력의 11%를 차지하며 그 역할을 수행한다. 중국과 대만 또한 DO스쿨처럼 중의대를 존치하면서도 의학교육을 강화하고 통합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의사인력을 양성한다. 우리나라도 현 대학교육 인프라를 유지하면서 교차교육, 교차면허 등으로 두 의료인 양성체계를 점차 일원화하면 된다.

최근 의협은 한의대를 폐교하고 일부만 의대에 흡수하는 방식을 주장한다. 비현실적이다. 한의협은 한의대 정원을 대폭 줄여야 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역시 비현실적이다. 사립대에는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있고 그 역할들이 있다. 단순히 정원조정을 목적으로 없앤다는 발상이 현실에서 통하겠는가.

의대정원 확대를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의협 입장에서 의대증원이나 공공의대 설립보다 이러한 의학교육 일원화가 훨씬 받아들이기 쉬울 수 있다. 또한 정원감축을 바라는 한의협 입장에서도 교육일원화는 미래지향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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