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영세 소상공인을 위한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이 처음 출범할 때 비하면 금융권은 물론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제4인뱅에 관심이 없는 분위기다.
최근 하나금융연구소가 수도권 소재 만 20~69세 제조업 및 도소매업, 음식업,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개인사업자 소상공인 800명에 대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제4인뱅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다'는 응답은 46%에 그쳤다. 특히 제4인뱅에 대한 기대나 관심이 있다는 응답은 33.4%에 불과했다. 소상공인 10명 중 7명 정도는 제4인뱅에 기대나 관심이 없다는 얘기다.
제4인뱅에 출사표를 던진 유뱅크 등 6개 컨소시움은 저마다 차별화된 신용평가모델과 기술력을 내세워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농민, 비수도권 소상공인과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입을 모은다. 돌이켜보면 인터넷은행이 처음 도입될 당시에도 그럴듯한 사업계획을 세웠다. 신용평가 고도화나 자산관리서비스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후 8년이 지났지만 현재 인터넷은행이 처음에 내세운 혁신적인 서비스를 찾아보긴 어렵다.
물론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토스뱅크가 모바일에 최적화한 서비스로 고객들의 편이성을 크게 높여준 점은 맞다. 모임통장처럼 기존에 있던 시중은행의 서비스를 차별화하면서 성공시킨 사례도 있고, 지방은행과 협업해 내놓은 공동대출상품 등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렇지만 인터넷은행이 가진 경쟁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찍힌다. 인터넷은행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케이뱅크의 잇따른 상장 철회가 말해준다.
무엇보다 금융소비자들은 인터넷은행의 대출이나 예금 금리가 시중은행과 비교해 차이가 없다고 느낀다. 오히려 대출금리는 더 높고, 예금 금리는 더 낮은 경우도 자주 본다. 고인물의 메기가 되겠다며 시장에 진입한 인터넷은행도 어느덧 고인물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물론 인터넷은행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경쟁력 있는 금리의 대출이나 예·적금 상품을 출시하려고 해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를 비롯해 각종 건전성 지표를 맞추기 위한 나름의 사정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 경제학과 교수와 이에 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그래서 현재 수준의 인터넷은행으로는 기존 은행들에 자극을 주기가 어렵고, 차라리 지방은행을 시중은행으로 빠르게 편입시켜주는 방법을 찾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더 이상 인터넷은행에 큰 기대를 걸기가 어렵다는 취지였다.
앞선 조사에서 제4인뱅에 기대나 관심이 없다고 답한 이들은 '초반에만 반짝 혜택 제공'(35.5%), '대출요건에 대한 기대 저조(24.9%)' 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누구보다 노련한 대한민국 자영업자들은 굳이 뚜껑을 열어보지도 않아도 제4인뱅이 뻔하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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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4인뱅이 아니면 다시 '고인물' 금융시장에서 신선한 '메기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누가되든 제4인뱅의 어깨가 그만큼 무겁다. 시중은행은 물론 기존 인터넷은행들도 정신이 번쩍 들만한 혁신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경쟁력이 없다면 굳이 네 번째 인터넷은행을 인가해줄 이유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