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의 China Story]미국 견제에도 중국의 수출이 급증한 이유

[정유신의 China Story]미국 견제에도 중국의 수출이 급증한 이유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2025.03.04 02:03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정유신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정유신

중국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 전년 대비 5.9%, 특히 4분기엔 미국 트럼프 관세를 피하려는 '밀어내기 수출'도 작용해 전년 대비 10%나 급증했다. 그 결과 무역흑자가 연 9900억달러(약 1447조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수출급증이 중국 정부가 2024년 초 내세운 목표성장률 5%를 달성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미국의 강력한 대중 무역규제에도 중국 수출은 왜 급증세일까. 물론 흔히 얘기되는 중국 정부의 덤핑수출(가격하락) 등 '수출 드라이브'가 작용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2020년 이후 자동차, 리튬이온전지, 가전 등 특별한 가격하락 없이도 수출이 늘어난 품목이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가격하락 외에 수출 경쟁력도 빠르게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수출 경쟁력 지표인 RCA를 살펴보자. RCA는 한 국가의 수출 총액에서 차지하는 특정품목 수출의 비중을 세계 전체 수출 총액에서 차지하는 특정품목 수출의 비중으로 나눈 값이다. 따라서 이 값이 1을 초과하면 그 국가의 특정품목이 무역 비교우위에 있음을 뜻하는데 중국의 RCA 값이 계속 호조인 점도 가격 외에 질적 경쟁력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2023년 중국의 RCA 값을 보면 가구·완구·잡화, 섬유·의류는 3 내외고 기계·전기기기는 2에 육박하며 철강·알루미늄·광학기기와 화학·플라스틱·운송장비는 1 내외 또는 그에 육박하는 등 많은 품목의 경쟁력이 향상됐다. 또한 RCA가 1을 초과하는 수출품목 수도 2005년 47개, 2015년 76개, 2023년 94개로 계속 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국 수출기업의 질적 경쟁력이 빠르게 좋아진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첫째,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제조업 지원정책을 꼽는다. 중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를 기치로 2025년까지 세계 제조강국이 되겠다는 목표로 제조업 고도화를 추진했다. 미국의 강력한 견제로 '중국제조 2025' 대신 '신질생산력'(新質生産力)이란 용어를 쓰지만 목표는 변함이 없다. 보조금 지급, 세제혜택, 인력양성은 물론 각종 국가펀드를 활용한 투자를 계속 늘리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책 반도체펀드인 '국가집적회로 산업투자기금'은 지난 3년간 7조원을 투자한 데 이어 2024년에도 7조원의 펀드를 조성했다. 그 결과 중국의 노동생산성이 경쟁국 대비 빠르게 향상됐다는 분석이다. 2023년 중국의 실질 노동생산성은 2017년을 100으로 할 때 130까지 상승한 반면 한국·일본·아세안은 110 전후에 머물러 있다.

둘째, 중국 내수시장의 과당경쟁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중국에선 소위 '네이쥐안'(內卷·소모적인 과당경쟁)이 사회문제화되고 과당경쟁에 따른 디플레(가격하락)를 전 세계에 수출한다는 비난도 받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약육강식 경쟁이 혁신을 통한 원가경쟁력 향상으로 연결됨으로써 역설적으로 수출 경쟁력과 수입 대체능력을 높였다고 보고 있다. 한마디로 부동산 침체로 어려워진 중국 내수환경이 되레 중국 제조업을 단련했다는 얘기다. 특히 이런 과정에서 경쟁력이 급상승한 대표적인 중국 제조업 분야가 전기자동차(EV)산업이고 대표적 기업은 BYD다. BYD의 2024년 세계 판매량은 427만대(세계 6위)로 전년 대비 41.3% 급증했다.

아무튼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따른 수출증가가 트럼프 2기 정부의 대중 무역정책에 어떤 영향과 변화를 줄지, 또 그로 인해 우리나라엔 어떤 영향이 있을지 신속하면서도 세심한 분석과 대응이 긴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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