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한은과 서울시의 환상의 협업

[광화문]한은과 서울시의 환상의 협업

김경환 건설부동산부장
2025.03.05 05:45

부동산 시장의 '초초초초양극화' 시대가 끝나가는 신호일까. 부동산 전반이 급등할 우려가 나타난다.

최근까지 부동산 시장에서는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고가 부동산 가격만 오르고 나머지는 지지부진 흐름을 이어가는 이른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성장률이 둔화하고 내수와 수출이 부진에 빠지는 등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나타난 부동산 시장의 특이한 현상이다. 경기 부진에 투자할 곳 없는 부유층의 자산이 고가 부동산 시장으로 집중되면서 강남의 부동산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했다. 반면 나머지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채 숨죽여왔다.

그러다 지난 2월 이러한 흐름에 중대한 균열이 발생했다. 한국은행과 서울시의 환상의 콜라보레이션이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낸 시발점이다. 서울시가 먼저 잠실, 삼성, 대치, 청담 등 강남권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전격 해제했다. 곧이어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하하면서 부동산 시장 전반에 연이어 상승 깜빡이가 켜진 것. 강남권 투기를 억제해오던 역할을 하던 토허제 해제와 대출 심리를 자극한 금리 인하 효과가 동시에 터지자 시장은 이를 상승의 신호로 받아들였다.

한은의 금리 인하는 가계 대출을 늘리는 역할을 해 부동산 시장을 부양할 것이란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2월 가계 대출은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을 반영해 급증했고, 원/달러 환율도 급등하기 시작했다.

환율 급등은 한국의 기준금리가 2.75%로 미국 4.5%, 유로존 2.9%, 영국 4.5%, 호주 4.1% 등 투자 경쟁국에 비해 크게 낮아지면서 자본 유출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탄핵 사태로 취약한 경제 상황에 금리까지 낮아지자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며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물가 불안도 커졌다. 금리 인하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동시에 급등한 환율이 수입 물가를 자극해 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물가 관리 기관인 한은이 경기 방어를 위해 물가를 희생하는 모순적 상황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서울시의 토허제 해제도 우려를 안겼다. 물론 규제 해제는 옳은 판단이다. 다만 문제가 된 것은 시기였다. 이왕이면 영향이 크지 않을 만한 시기에 맞춰 규제를 해제했어야 했는데 양극화 시기에 규제를 푸는 바람에 강남권 수요를 폭증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해버린 것이다.

결과로 강남권 집값은 급등했다. 이는 곧 다른 지역의 부동산 역시 키맞추기식 상승에 나설 것이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가계 대출도 부동산 시장 상승을 예고한다. 지난 2월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5조 원 가량 급증했다. 2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이 이같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2월(9조7000억 원) 이후 4년 만의 최대치다.

이런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속속 대출 금리를 낮추고 있다. 부동산 시장으로만 따지면 침체 요인을 누르고 다시 상승 요인이 우세해진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정부에겐 다시 과제가 떨어졌다. 소비와 수출이 부진한 상황 속에서 부동산 시장만 오르는 것은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적정 가치를 넘어 과도한 거품을 키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만 다시 살아난 출생 심리를 붙잡아 둘 수 있고, 건전한 경제 관리가 가능하다. 지난 2014~2022년까지 보았던 부동산 광풍의 피해는 너무 컸다. 서민들은 더 이상 저축으로는 집을 살수 없는 상황이다. 투기에 가까운 대출을 끌어야지만 집을 살수 있으니 가계 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기세다.

지금이야말로 다시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가 긴요하다. 부동산으로 과도한 쏠림은 기업의 인공지능(AI)과 같은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이다. 지금은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모일때가 아니라 첨단 산업으로 투자에 나설 때다. 그래야만 우리에게 미래가 있다. 다시 정부를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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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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