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뜰폰(MVNO)의 역할이 분명해졌다. 통신업계의 '다이소'다. 1%대 저성장과 고환율에 따른 고물가 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이 우려되는 가운데 통신비는 소비자들이 쉽게 줄일 수 있는 비용이 됐다.
2년에 한 번 교체한 스마트폰 교체주기는 3년으로 늘어나는 분위기다. 2년 약정이 끝나면 새 스마트폰을 사는 분위기였으나 이제는 특별한 고장만 없으면 좀 더 쓰는 추세다. 실제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평균 스마트폰 교체주기는 2020년 약 24개월에서 2023년 43개월로 길어졌다.
2년 약정이 끝난 후 소비자들은 대부분 선택약정할인(25%)을 선택했지만 지난달 말부터 중요한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다. 바로 1만원대 5G(5세대) 알뜰폰 요금제다.
과학기술정보통부는 지난 1월 '알뜰폰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종전 데이터 1MB(메가바이트)당 1.29원이던 도매대가를 0.62원 수준까지 낮춰 알뜰폰업체들이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1만원대에 20GB(기가바이트)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알뜰폰 요금제가 속속 나온다.
이 요금제는 1인당 매월 수만 원을 아낄 수 있는 확실한 대안으로 보인다. 실제 1만원대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타도 문제가 없을지 직접 확인해봤다. 최근 3개월 사용현황을 보니 최대 데이터 사용량 10GB, 음성통화 300분 이하, 문자 50건 이하를 썼다. 통신요금은 월정액 5만원에 선택약정할인(25%)을 받아 3만7500원을 납부한다.
같은 조건의 알뜰폰 요금제를 검색해봤다. 데이터 10GB, 통화와 문자가 무제한 제공되는 가장 저렴한 5G 상품의 요금제는 월 1만2500원이다. 정확히 3분의1 수준이다. 연간으로 30만원 차이가 난다. 바로 알뜰폰으로 갈아탈 경우 위약금은 4만원 정도. 유심칩 가격을 제해도 25만원 이득인 셈이다. 문제는 자주 이용하는 모바일 핫스폿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시 모바일 핫스폿이 지원되는 상품을 검색하니 1만4000원부터 3만원대까지 다양했다.
인터넷과 TV 결합할인도 걸림돌이다. 현재 인터넷과 TV 2대를 이용하는 납부금액은 총 3만6000원 정도다. 알뜰폰에도 결합상품이 있었다. TV와 인터넷, 넷플릭스까지 2만2000원으로 저렴하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가격비교를 했지만 아직 결정을 못했다. 알뜰폰은 이동통신 3사(SK텔레콤(79,900원 ▲2,100 +2.7%)·KT(60,300원 ▲900 +1.52%)·LG유플러스(15,510원 ▲10 +0.06%))의 망을 쓰기 때문에 품질 관련 우려는 크지 않다. 다만 AS(고장수리)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 현재 카드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는지도 고려사항이다. 하지만 이 정도 가격경쟁력이라면 어머니의 폰요금제는 알뜰폰으로 바꿀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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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생각은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알뜰폰 가입자 수가 949만2407명으로 3년 만에 직전 달인 11월(952만5558명) 대비 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1만원대 5G 알뜰폰 요금제가 나온 지금 알뜰폰 수요가 확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가지 측면에서 확실하다. 첫 번째, 알뜰폰업체들은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를 위한 관련고시 개정 전부터 앞다퉈 1만원대 요금제를 내놓았다.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방증이다.
두 번째, 시장을 선점하려는 알뜰폰업체들이 경쟁하면서 소비자들도 다이소를 찾듯 저가쇼핑에 적극 나섰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최근 인기 요금제 대비 알뜰폰 요금제에 2배 많은 가입자가 몰려 대기할 정도라고 밝혔다.
세 번째, 그동안 발도 못 붙인 외산폰들도 알뜰폰에서 기회를 엿본다. 샤오미가 대표적이다. 샤오미 한국총판인 스피츠는 최근 KT 망을 임대해 알뜰폰 브랜드를 출시하고 3월 한정으로 샤오미의 인기 가전을 제공하는 요금제를 선보였다.
1만원대 5G 알뜰폰 요금제의 등장은 스마트폰 제품과 통신료를 분리해 소비하는 계기도 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과 다이소 상품의 가격이 다르듯 이동통신사와 알뜰폰 상품의 가격도 달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