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화예술간 융합을 통한 K-컬처의 집대성 방안

[기고]문화예술간 융합을 통한 K-컬처의 집대성 방안

김영근 세명대학교 미디어콘텐츠창작학과 교수
2025.09.08 15:09

매진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귀멸의 칼날'을 보고 나오는데 많은 10대~20대 관객이 쏟아진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상이 뛰어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것 같다. '귀멸의 칼날' 영화 속 곳곳에 붉은 색을 소재로 두는 것이 비단 내용 자체가 핏빛이라는 것도 있지만 일장기의 붉은 색을 관객의 뇌속에 무의식으로 저장시키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두려운 일이다.

스티븐스필버그는 평소에 동경한 스승 구로자와 아끼라에게 헌정한 영화 '태양의 제국'에서 일장기를 태양으로 은유했다. 일본제국주의와 제2차 세계대전을 그린 민족주의적 영화다. 민족주의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아시아권 영화 중 최초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이안 감독의 2000년 중국 정통 무술영화 '와호장룡' 등 그들의 영상 한 부분에 반드시 광활한 중국대륙의 자연을 담는다.

K-컬처도 산업적인 측면과 함께 문화에 깃든 민족성과 혼을 지구촌에 알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그래서 문화 경쟁은 '총성 없는 전쟁'인 것이다.

K-드라마와 K-팝을 시작으로 K-컬처, 거기에 K-관광과 K-산업까지 점점 붐을 확대해 나가고, 밈을 통해 지구촌 전체에 우리의 문화가 뻗어나가고 있다. 우리가 문화강국을 오랫동안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장르를 뛰어넘는 융합적이고 창의적인 기획이 시급하다. 문화강국을 견인하는 데에 앞장서고 있는 우리의 K-팝에도 유효기간이 있기 때문이다. 산업적 측면의 대중예술과 문화, 그리고 민족정서가 스며든 순수예술과 전통문화가 융합되는 문화강국의 방향은 더욱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문화예술의 융합과 접목은 게임산업에도 마찬가지이다. 전투, 스포츠 등의 게임화면에 우리의 K-팝 아이돌 스타들이 등장해 이용자와 함께 단계별 난이도를 점점 높여가는 게임이 있다면, 세계적인 선풍을 몰고 올 것이다.

K-컬처가 호황을 맞고 있는 이 분위기를 오랫동안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스마트한 기획력과 신·구의 문화예술 장르들을 융합, 접목하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창의성은 자유로운 사고에서 비롯된다. 한창 왕성하게 창의적인 생각(creative thinking)을 할 나이인 10대에 너무나 대입에 올인시키는 것은 아닌지 우리의 중·고교 교육도 이제는 적성별로 재고해봐야 할 때이다.

필자가 '서태지와 아이들'부터 '방탄소년단' 데뷔무대까지 'K-팝 콘텐츠 제작'에 몰두하던 방송사에 몸담았던 현업시절, 기억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음악 쇼프로그램과 드라마를 접목시키면 어떨까 하고 고민하다가, 당시 최고의 아이돌 '서태지와 아이들'이 '하여가'를 부르면서 사극녹화를 하는 바로 옆 스튜디오로 카메라와 함께 들어가는 콘텐츠를 제작한 것이었다. 실시간 생방송 화면에는 갓을 쓰고, 왕관을 쓴 연기자들의 어안이 벙벙하는 얼굴들을 지나치며 라이브로 노래하는 서태지의 제스처가 화면에 담기며 재밌는 모습들이 연출됐다. 드라마 담당 PD에게만 미리 양해받고 갑자기 드라마 세트장에 들어가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어서 리허설도 없이 과감하게 실행했지만, 실수 없이 잘 소화가 되고 당시 상당히 획기적 아이디어로 좋은 반응을 얻은 기억이 난다. 돌이켜보니, 필자는 신·구 문화와 서로 다른 장르의 만남을 시도하고자 한 것이었다.

'K-팝 데몬 헌터즈'처럼 K-팝을 앞세워 애니메이션과 융합한 스마트 기획한 것이 창의적 콘텐츠의 좋은 사례다. 한가지, K-팝과 우리나라 문화배경을 콘텐츠로 하고 투자와 제작, 배급을 넷플릭스와 소니사가 맡아서 돈을 버는 것이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얄밉기도 하다. 우리도 글로벌한 대형 OTT회사의 육성이 절실하다. 투자와 제작, 배급 및 기술력에서 관련당국의 정책과 지원뿐만 아니라 콘텐츠 종사자 각각의 분발도 더욱 필요하다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대학로의 연극과 순수 공연예술, 인디영화와 독립영화들의 육성, 그리고 유명스타 대열에 서지 못하는 단역배우와 엑스트라, 스턴트맨과 스탭들에 대한 처우개선도 세계적인 문화예술 강국의 길목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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