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원화 스테이블코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깨는 열쇠

[MT시평]원화 스테이블코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깨는 열쇠

정구태 인피닛블록 대표이사
2025.09.30 02:05
정구태 인피닛블록 대표이사
정구태 인피닛블록 대표이사

한국 경제는 세계 10위권으로 올라섰지만 자본시장의 평가는 여전히 그에 못 미친다.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한국 증시는 오랫동안 PBR(주가순자산비율)가 1을 넘지 못한다. 기업의 순자산 가치조차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은 흔히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로 요약된다. 수년 동안의 제도개선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구조적 문제를 푸는데 기존 방식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제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그 해법 중 하나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다. 이는 단순히 결제수단을 하나 추가하는 차원이 아니다. 원화의 쓰임새를 전 세계로 넓히고 해외 자본을 한국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적 도구가 될 수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금융인프라로 자리잡는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비효율적인 환전이나 불필요한 규제장벽 없이 한국 자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디지털화한 자본시장에서 디지털 원화로 투자하는 새로운 금융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이를 통해 한국 기업과 시장은 제 가치를 인정받을 기회를 얻게 된다.

문화산업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오징어 게임' 시리즈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것은 글로벌 OTT 플랫폼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만 소비되던 콘텐츠가 세계와 연결되는 순간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금융 역시 마찬가지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일시적 소비를 넘어 장기적 투자로 확장될 수 있는 글로벌 금융플랫폼 역할을 한다.

디지털 경제시대에 들어서며 세계는 한국이라는 시장에 주목한다. K콘텐츠를 넘어 K푸드, K뷰티, K방산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상품과 문화, 기술력은 이미 글로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단지 소비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세계인이 한국의 매력을 즐기는 동시에 한국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바로 그 길을 여는 디지털 열쇠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지금까지 세계 무대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원화를 국제 금융거래의 언어로 끌어올릴 수 있다. 국제무역과 해외송금, 글로벌 유통에 원화가 직접 쓰이는 것이다. 이는 디지털 금융혁신을 넘어 원화를 세계 자본의 흐름에 편입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다만 여기서 분명히 짚어야 할 점이 있다. 단지 화폐만 디지털로 바꾼다고 해서 글로벌과 연결되지 않는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제 역할을 하려면 한국 자본시장 자체가 글로벌 기준에 걸맞게 선진화해야 한다. 디지털 화폐와 선진 자본시장의 발전이 동시에 추진될 때만이 해외 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하고 한국 경제의 잠재력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출발점이다. 경제규모에 맞는 선진화한 자본시장을 만들고 해외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그 촉진제가 될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과 자본시장 선진화를 함께 고민하고 실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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