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전략산업 기술정보 보호와 활용

[MT시평]전략산업 기술정보 보호와 활용

장항배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교수
2025.10.28 02:05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장항배 교수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장항배 교수

원자력을 비롯한 반도체 등 한국의 전략산업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급격히 상승한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투자자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 또한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을 높이 평가한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우리나라는 산업경쟁력이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략산업의 산업기술을 국가 차원의 핵심기술로 별도 지정해 보호하며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해당 기술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그러나 2006년 법체계가 마련된 이후에도 기술유출 사고는 기술패권 경쟁의 격화 속에 다양한 형태로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기업의 기술유출은 단순히 해당 기업의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산업 전반의 공급망 지배력을 약화하고 궁극적으로 산업활동 전반의 비용상승을 초래함으로써 산업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저해한다. 그렇다고 기술정보의 통제에만 집중한다면 산업의 혁신성과 역동성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기술정보의 보호와 활용을 균형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세분화와 정교한 단위화가 필수다. 특히 국가핵심기술 관련 기술정보는 단순히 대·중분류 수준의 '영역'이나 '항목' 수준에서 관리하는데 그쳐서는 안 되며 보다 세부적인 항목 수준에서 관리돼야 한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특정 기술정보가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와 범위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

현재의 국가핵심기술 정보는 반도체, 원자력, 생명공학 등 13개 기술분야와 79개 기술항목 수준으로 정리돼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산업현장에서는 특정 기술정보가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빈번하다. 판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전문가집단의 구성에 따라 의견차이가 발생하면서 세밀한 수준의 정보활용보다 거시적 수준의 정보통제가 우선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에 따라 기술분야별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되 의사결정 방향을 일관성 있게 조율할 수 있는 방법론의 개발이 필요하다. 현재는 특허분야의 기술분류체계 등과 같이 기술의 외형적 속성(제목, 요약, 핵심어 등)에 기반해 국가핵심기술 해당 여부를 판단하려는 시도가 이뤄지지만 이러한 방식은 기술의 구현방식이나 맥락적 의미를 반영하지 못해 오분류 가능성이 높게 존재한다. 따라서 나열된 기술용어의 단순한 참조를 넘어 기술의 내용 자체를 이해·학습해 기술의 구성요소, 구현방식, 가치 및 중요도를 일관된 수준에서 판단할 수 있는 체계적 방법론의 마련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특정 기술정보의 국가핵심기술 연관도를 정량적으로 산출하고 전문가가 이를 참고해 정성적 판단을 수행한다면 산업현장의 기술정보 보호와 활용은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체계가 구축돼 산업현장에서 기술정보 보호와 활용이 균형 있게 이뤄진다면 국가전략산업의 성장동력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인공지능 시대에도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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