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중동 상황 등 비상경제점검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고범준](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3/2026030916015585949_1.jpg)
정부가 유류세를 추가 인하하고 소비자에게 유가 상승분을 직접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석유 가격에 대한 최고가격제는 이번 주 내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가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열어 내놓은 대책이다.
더 늦기 전에 대책이 나온 것은 환영할 만하다. 개전 초기만 해도 시장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한 달 이상 장기화할 경우 유가 100달러 돌파를 예상했지만 개전 열흘 만에 그 수준을 훌쩍 넘겼다. 원/달러 환율 또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선 가까이 올라 국내 물가는 이중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다만 시행까지 대책별로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 석유류 가격 상승을 필요 이상 부추기고 불안을 부풀릴 수 있는 주유소 담합, 매점매석, 사재기 등에 대한 단속은 정부 공언대로 즉시 취해야 한다. 유류세 인하와 소비자 직접 보전은 물류 부담을 줄이고 에너지 취약계층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향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최고가격제의 경우 서민경제 타격을 줄이려는 목적이 있지만 부작용도 우려되는 만큼 보다 정교해야 한다. 당장 보이는 물가를 잡는 심리적인 효과 이상으로 잘못된 신호를 줘 가격기능에 따라 줄어들어야 할 수요를 잡아두기 때문이다. 원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공급은 줄어들고 초과수요로 품귀 현상이 가중돼 경제 체력을 불필요하게 소진할 수 있다.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 자동차 부제 운영과 민간 부분 대중교통 이용 유도 등 수요 관리 대책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불편을 감수하지 않고 위기를 넘길 수 없다.
여기에 더해 공급 측면에서도 생태계 훼손을 막는 대책이 필요하다. 가장 기본이 되는 원유와 나프타 확보에 역량을 투입하되 최종재 생산 차질이 빚어지지 않게 가치사슬 단계별로 공급선을 확보하려는 차선책이 요구된다. 단순히 제품 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차원을 넘어 세제와 금융, 물류망 지원을 통해 기업의 원가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