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장 효과적인 미래대응은 '재정건전화'

[사설] 가장 효과적인 미래대응은 '재정건전화'

머니투데이
2026.08.24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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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예산처가 반도체 활황으로 늘어난 법인세 등 국세를 활용해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기로 했다. 세수를 경기 부양을 위한 일시적 소비성 지출로 소진하거나 재정건전성 관리에 사용하지 않고 잠재성장률 확충을 위한 생산적 지출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세수 추이를 감안할 때 기금 규모는 최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가 밝힌 사용처를 보면 굳이 기금을 조성해 벌일 사업들인지 의구심이 든다. 조성된 기금은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분야에 중점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기존 재정 사업과 중복된다. 특히 농어촌 기본소득이나 청년문화생활 지원과 같은 현금·복지성 사업은 잠재성장률 회복을 위한 자본축적과 거리가 있다.

정부지출에 대한 국회 통제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기금운용계획은 국회 심사를 받지만 주요 항목 지출금액의 20~30%까지 정부가 임의로 지출 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 장기적인 안목이 아닌 그때그때 정치적 필요에 맞춰 기금 자금이 동원될 여지가 충분하다.

기금을 활용하면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계획대로라면 선심성 사업을 늘리고 재정의 불투명성만 키울 여지가 다분하다.

지속가능성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기금은 세수가 급감하면 유입액이 끊긴다. 하지만 정부가 '일시적 지출'이 아니라고 했듯이 한번 시작한 사업은 일회성으로 끝날 수 없고 오히려 규모가 늘어나게 돼 있다. 여유자금을 전담기관을 통해 운용한다고 하지만 투자 수익만으로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금이 소진됐을 때 고스란히 재정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래를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지출 구조를 키우는 것이 미래세대의 부담을 키우는 일이 될 수 있다. 새로운 지출 약속을 하는 것보다는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미래 대응에 더 효과적이다. 재정적자가 확대되면 잠재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정부가 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면 시중금리가 올라가 기업의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위한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이자 비용 지출이 늘어날수록 인프라 확충과 교육, 첨단기술 지원 등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할 여력도 축소된다.

기업 실적 개선으로 늘어난 세수는 새로운 기금을 만드는 데 쓰기보다 국가채무를 줄이고 재정 여력을 확충하는 데 우선 활용해야 한다. 그것이 미래 세대 재정가뭄에 대비해 '재정의 저수지'를 채우는 길이다.

(서울=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 기획예산처는 21일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열고 미래대응기금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100조 원에 달하는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 배경은 그간 세수가 늘면 재정을 더 풀고, 줄면 다시 조이는 경기순응적 재정운용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다. 세수가 장기 추세치를 밑돌거나 결손이 발생하면 기금에서 재정을 보강하고, 지방교부세 감소로 지방재정에 충격이 생길 때도 기금을 통해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 기획예산처는 21일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열고 미래대응기금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100조 원에 달하는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 배경은 그간 세수가 늘면 재정을 더 풀고, 줄면 다시 조이는 경기순응적 재정운용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다. 세수가 장기 추세치를 밑돌거나 결손이 발생하면 기금에서 재정을 보강하고, 지방교부세 감소로 지방재정에 충격이 생길 때도 기금을 통해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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