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40만원 버는데 두 자녀 등록금은 1400만원"

"월 40만원 버는데 두 자녀 등록금은 1400만원"

배준희 기자
2011.06.07 20:21

반값 등록금, '제2의 촛불 시위' 비화 조짐

청년유니온과 등록금넷 회원들이 7일 정오 서울 청계광장에서 반값등록금 즉각 시행을 촉구하는 '등록금 빚쟁이들'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청년유니온과 등록금넷 회원들이 7일 정오 서울 청계광장에서 반값등록금 즉각 시행을 촉구하는 '등록금 빚쟁이들'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대구지역에 거주하는 안모씨(56·여)는 몇 해 전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서 대학생 두 자녀를 키우고 있다. 그가 1년 동안 내야 하는 두 자녀의 등록금만 1400만원. 하지만 갑상선질환을 앓고 있는 안씨가 하루 종일 모은 파지를 팔아 한 달 동안 손에 쥔 돈은 고작 30~40만원.

아버지 없는 모자 가정이지만 자녀가 성인이라 기초생활수급권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등록금은 한 푼도 지원 받지 못한다. 안씨는 "자식들이 모두 학자금 대출로 대학을 다니는 데 번듯한 직장 구하기도 쉽지 않아 고스란히 빚이 될까 걱정"이라며 "반값 등록금이라는 게 뭔지도 모르지만 우리 같은 사람 공부는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정부가 할 일 아닌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반값 등록금, '제2의 촛불 시위' 불 지피나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시위가 확산되면서 '제2의 촛불시위'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시위 참가자가 2000여명(경찰 추산 1000명)에 이르렀다.

대학생 뿐만아니라 고등학생과 30~40대 등 일반 시민들의 참여도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배우 권해효씨와 김여진씨, 방송인 김제동씨 등 유명 인사들이 가세하면서 전국에서 이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통닭과 피자 등 간식거리를 보내기도 했다.

광화문 인근에서 벌어지는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은 7일 야당과 시민단체가 참여한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 실현 및 이명박 대통령 사과 촉구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오는 10일에는 6·10민주항쟁 24돌과 연계해 촛불 문화제도 열 방침이다.

시위 규모가 확산되면서 경찰은 지난달 29일 광화문광장에서 기습 시위를 벌인 대학생 73명을 연행하는 등 주최 측과 경찰 간 갈등도 커지는 양상이다. 경찰은 "미신고 집회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생, 기말고사 포기하고 시위 나선 이유는?"

이처럼 대학생들의 등록금 시위가 확산되는 것은 중산층도 감당하기 힘들 만큼 등록금이 비싸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고려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서강대 등 서울 지역 4개 대학 총학생회장단은 7일 "MB정부는 반값 등록금 정책을 즉시 이행하라"고 요구하면서 6·10항쟁 기념일 동맹 휴업 추진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들이 동맹휴업 추진에 나선 것은 현재 등록금의 절대 액수 자체가 너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

류이슬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B학점·소득하위 50%라는 조건 없이 등록금 절대 액수 자체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 진짜 반값 등록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년제 연평균 등록금은 국립 444만원, 사립 754만원이다. 10년 만에 국·사립 모두 각각 201만원(82.7%), 274만원(57.1%)이 상승한 것.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지수는 약 30%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비교해도 국내 등록금은 국·사립을 막론하고 미국에 이어 2번째다.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도 턱없이 낮은 편이다. 지난해 4년제 대학의 1인당 연평균 등록금(783만원) 가운데 장학금(164만5000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21.0%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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