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우면산 산사태 원인 왜 안나오나

[기자수첩]우면산 산사태 원인 왜 안나오나

송충현 기자
2011.08.18 09:38

그날의 산사태는 재앙이었다. 400여명이 살 곳을 잃고 17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서울 서초구에 시간당 70mm의 비가 내리던 지난달 27일, 우면산은 날카로운 상흔을 남기며 무너져 내렸다.

서울시는 산사태 원인을 두고 '천재냐, 인재냐' 논란이 거세지자 피해 복구와 함께 자원연구소·건설기술연구원 등의 민간 전문가 9~10명과 합동조사단을 꾸려 즉각 원인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한지 20일이 지난 현재까지 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당초 지난 6일 산사태 원인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지난 1일 "군 시설이 산사태에 영향을 줬는지 추가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결과 발표 시기를 미뤘다.

원인 조사에 참여한 국방부 관계자는 17일 "객관적으로 산사태 원인은 명확히 드러난 상태"이라며 "지난주에 이미 산사태 원인이 '군부대가 아닌 우면산의 토지나 지형적 요건 탓'이라는 결론을 내렸으며 관련 내용을 서울시에 넘겼다"고 말했다.

이어 "토목분야 전문가의 공학적 판단에 의거해 조사했으며, 육안으로도 원인 파악이 가능해 추가조사가 필요 없었다"고 설명했다. 편마암으로 구성된 우면산 표층을 따라 흐른 물 때문에 지반이 약한 산 아래 지점이 우선 붕괴된 후 산 꼭대기 쪽이 무너지면서 산사태가 발생했다는 게 국방부 측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추론 가능한 여러 원인을 두고 아직 현장 조사 중"이라며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국방부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시 고위 관계자도 "국방부에서 여러 이견을 제시하고 있어 서로 데이터 비교 작업을 하며 합을 겨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합동조사단에 따르면 산사태 원인 결과는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마무리되는 이달 말에나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두 기관 간 책임공방이 계속되는 동안 집을 잃은 주민들은 여전히 떠돌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사실을 제 때 밝히지 않으면 나중에 사실을 말해도 국민은 이를 의심하기 마련"이라며 "가능한 빨리 결과를 발표해 책임을 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지고, 피해복구에 전념해야 한다"는 한 합동조사단 관계자의 말이 귓가에서 떠나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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