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주민투표 결과에 시장직 걸겠다" 밝힌 기자회견서 4~5차례 눈물 보여
"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제 몸과 마음은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21일 오전10시경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브리핑룸.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오는 24일로 예정된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시장직을 걸겠다"며 미리 준비해온 '시민 여러분께 충심으로 드리는 말씀'을 읽던 중 갑자기 '울컥'거렸다.
한 차례 눈물을 삼킨 오 시장은 "이번 복지포퓰리즘과의 전쟁은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선택"이라며 냉정을 찾는가 싶더니, "220억원이면 저소득층 3만 가구의 인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지켜보고 실감해온 서울시장이..."라는 대목에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오 시장은 손수건을 꺼내 흐르는 눈물을 닦은 뒤 울먹이는 목소리로 "형편이 비교적 넉넉한 분들은 오히려 나눔의 정신을 바탕으로 복지정책의 한축을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이라며 "그 분들까지 복지의 수혜자가 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고 회견문을 읽어 내려갔다.
그러나 7년 전 '국회의원 불출마'를 선언했던 때를 회고하며 "저는 오늘 7년 전 그때보다 더 절실한 마음으로 시민 여러분 앞에 섰다"고 말한 뒤 2번째 손수건을 꺼내 들었다. 이어 "번민 속에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이 나라가 인기영합주의의 '빠른 복지'가 아닌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까지 배려하는 '바른 복지'의 시대로 나아갔으면 하는 절박한 심정, 그 한가지 때문"이라고 강조한 뒤 돌아서서 세 번째 눈물을 닦았다.
오 시장은 이후에도 내내 코를 훌쩍거리거나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기자회견장을 숙연하게 만들었고,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나라를 걱정하는 시민 여러분의 진심을 믿는다"는 부분에 이르러 감정이 북받쳤는지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한참을 돌아서 있었다.
그러면서 "어렵게 내린 이 결정에 대한민국의 미래에 보탬이 되길 바라는 충심 하나 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원고에도 없던 "저의 진실된 마음을 이렇게 보낸다"고 끝을 맺은 뒤 무릎을 꿇고 한참을 고개를 숙인 채 있었다. 다시 일어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고, 몇가지 질문에 답을 한 후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오 시장이 뒤따르는 취재진을 물린 채 집무실로 들어간 시간까지 감안하면 25분 남짓 '눈물의 드라마'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시장직에 대해 고민하며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안다"며 "주민투표에 임하는 절실한 마음과 이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시민들에 대한 미안함이 결합돼 감정이 복받쳐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