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허남영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 이후 시작한 ‘경청투어’에 이어서 2일부터 ‘현장투어’에 나섰다.
이날 박 시장이 현장투어에 나선 첫 방문지는 관악구 서원동에 위치한 환경미화원 휴게실.
“수고하셨습니다”
박원순 시장님 바쁘신데 저희 환경미화원들까지 관심을 가져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 고마움 항상 간직하고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시장님 사랑합니다.
-서울시청 노동조합 환경미화원-
2일 오전 7시 새벽 작업을 마친 미화원들이 박 시장의 방문에 앞서 휴게실 한쪽 벽면에 붙여 놓은 환영의 글이 따뜻했다.
이날 박원순 시장은 이른 새벽부터 아침을 여는 미화원들의 얘기를 듣고 싶다고 했다.
어려운 일이든 처우개선 문제든 무슨 얘기라도 해달라고 제안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미리 준비한 빨간 수첩에 미화원들의 얘기를 꼼꼼히 적어 내려갔다.
한 미화원은 “뻔히 청소하는 우리를 보고도 담배꽁초를 버리는 시민들이 있다”면서 “그런 일을 당할 때마다 무시당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또 다른 미화원은 “분리수거도 안되고, 쓰레기 배출시간을 지키지 않는 시민도 많다”면서 “시장님께서 시민의식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주셨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쓰레기 수거일을 주 3~5일로 다양화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쓰레기를 배출 날짜에 맞춰서 내는데 익숙해지면 시민의식이 저절로 생기지 않겠느냐”며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어 박 시장은 “그러나 무엇보다 서울시가 먼저 나서서 그런 환경을 만들어야 시민들도 자연히 따라오는 것 아니겠냐”며 쓰레기를 한 곳에 모아두는 ‘쓰레기 스테이션(station)’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미화원이 “하루 일과 중 아침과 점심 두 끼를 먹게 되는데, 일에 지쳐 피곤하다보니 밥을 직접 해먹기 싫을 때가 많고 식사시간도 일정치 않다”며 집하장 부근에 식당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박원순 시장은 “관악구 내 식당 가운데 몇 군데를 환경미화원을 위한 지정 식당으로 정해 운영하면 어떻겠냐”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아울러 “손님이 많지 않은 아침시간에 지정 식당을 이용하면 영업에도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면서 “미화원에게는 식비를 보조하거나 쿠폰을 제공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서울시를 위해 정말 힘든 일을 하시는 여러분이 행복해야 서울 시민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면서 “오늘 드린 말씀이 현실성이 있는지 검토해서 꼭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화원 휴게실을 떠나면서 박 시장은 “서울 시민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는 분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다. 빛도 이름도 없는 음지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용기를 갖고 행복하게 일하게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환경미화원도 그런 분들 가운데 한 분이고 말 그대로 새벽을 여는 분들”이라고 격려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환경미화원 휴게실 방문과 관련해 "시장이 된 이후에는 공무원들과 함께 다니기 때문에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것을 정책으로 실현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며 "여전히 경청투어이고 여기에 덧붙여 현장투어·정책투어라고 할 수도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