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건대신문은 발행이 중지됐나?

왜 건대신문은 발행이 중지됐나?

나소희 대학경제 대학생기자
2011.11.29 14:01

대학언론의 위기<대학경제>

<건대신문> 발행 중지와 편집국장 해임 문제가 건국대학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학보사 자체의 문제가 아닌 시스템에 관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기자는 직접 건대신문 김정현(21세) 기자를 만나 이와 관련된 속사정에 대해 알아보았다.

건대신문의 발행 중단 사태는 지난달 5일에 열린 편집회의에서 발발했다. 이동찬 건대신문 편집국장과 기자들은 ‘등록금 관련 학생총회가 열렸으나 그것이 사실상 실패’라는 내용을 1면 탑 기사로 쓰기를 원했다. 하지만 편집인을 맡고 있는 정동우 주간교수(언론홍보대학원장)는 이를 반대하며, 편집국장과 언성을 높였다. 결국 회의는 중단됐고, 정 교수는 이후 “앞으로는 학보사 간사들이 건대신문의 편집회의에 들어가 그 사람들의 허락을 받는다. 이후 내(정 교수)가 최종 승인을 해야만 신문을 발행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건대신문>은 지금도 발행되지 않고 있으며, 발행인 등의 이름이 빠진 무제호 신문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건대신문>은 지금도 발행되지 않고 있으며, 발행인 등의 이름이 빠진 무제호 신문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에 학생기자들이 반발하자 정 교수는 10년째 사문화된 KU 미디어 규정을 내밀었다. 이로 인해 마감 3일 전에 건대학보사 기자들은 신문제작을 그만두게 됐다. 그리고 <건대신문>은 지금도 발행되지 않고 있으며, 발행인 등의 이름이 빠진 무제호 신문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김정현 기자는 “80~90년도엔 흔했던 발행 중지는 요 근래 들어 없어졌다. 하지만 올해 두번이나 발행이 중지됐다”고 전했다.

◇주간교수 힘 실어주는 ‘KU미디어규정’

건대신문에는 ‘KU미디어규정’이라는 게 있다. 건대신문과 관련한 일종의 운영규정이다. 이 규정 8조2항을 보면 ‘미디어 실장은 학생기자를 지도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또 학생기자의 임명권도 미디어 센터장(주간교수)에게 있다. 반면, 편집국의 편집권 독립을 보장하는 조항은 어디에도 없다. 주간교수 임명권은 대학총장에게 있으니 사실상 편집권이 총장에게 귀속된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전 전임교수는 이 규정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적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부임한 정동우 주간교수가 적용을 해 수면위로 올라온 것이다. 김 기자는 “이 규정이 바뀌지 않는다면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때문에 개정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KU 미디어 규정은 대학생이 만들고 대학생의 눈으로 △대학 △사회 △문화를 바라보는 대학 언론의 특성을 무시한 명령으로 비춰진다. 이 규정에 따르면 학보의 논조가 제약을 받을 우려도 크고 기자들의 편집권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건대 기자들 편집권 침해 당해

편집인인 정동우 주간교수(언론홍보대학원장)의 취임은 사건의 전초전이 됐다. 1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건대신문 기자들은 계속해서 편집권을 침해당해 왔다. 학생총회 문제뿐 아니라 대학본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쓰려고 하면 늘 간섭을 당한 것이다.

실제 2011년 3월28일, 건대신문 편집국은 ‘등록금이 4.7%나 인상됐는데 왜 조용한가?’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했고 50%에 육박하는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에 반대한다는 결과를 도출, 1면 톱기사로 배치하려고 했다. 하지만 정동우 주간교수는 “시기가 지나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기사를 삭제했다. 때문에 발행이 늦춰지는 일도 발생했다.

이후 창간 기념회에서 건대신문 기자들은 학교법인 결산을 분석했다. 분석 후 적립금을 통해 등록금을 100만원 가량 인하할 수 있다는 기사를 썼다. 하지만 또 한번 주간교수가 반대를 했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겪고 나서 주간교수와 학보사 기자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이다.

김정현 기자는 “주간교수가 합리적인 조언을 하면 당연히 받아들이지만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는다고 무조건 빼고 바꾸라는 식이었다. ‘너희가 언론에 대해 뭘 아느냐’라고 말을 하기도 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정동우 교수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페이스북 오보로 편집국장 해임

발행 중지 이전까지 건대신문 기자들은 주간교수의 간섭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고, 기분이 나쁘더라도 참으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협상을 하려고 노력했으나 편집국장의 해임까지 이어져 분노가 극에 달한 상태다. 특히 편집국장의 해임 배경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건국대학교 성폭행 사건’이 포털 검색 1위에 오른 일이 있다. 내용인 즉, 피해 여성은 성폭행 상처를 입고 건대 호수에 투신했다는 것이다. 이를 기자들은 보도를 빠르게 하려는 과정에서 건대신문 페이스북에 ‘공대 교수가 여학생을 성폭행했다’라는 내용으로 오보를 냈다.

▲<건대신문> 발행 중지와 편집국장 해임 문제가 건국대학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건대신문> 발행 중지와 편집국장 해임 문제가 건국대학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김 기자는 “확인 결과 사실과 달라 우리는 재빨리 다시 사과문을 올리고 기사를 삭제했다. 수차례 교수들에게 사과도 했다. 하지만 이동찬 편집국장은 이틀 후에 해임됐다. 토목공학과 교수님께 용서도 받았다. 징계를 요구했던 교수님들도 심하다는 반응이다. 시점 자체도 편집권 투쟁이 한창이던 시기라 정황이 의심스럽다”고 토로했다.

건대신문 기자들은 11월 초까지 편집권 탄압 및 학생기자 해임 사태와 관련, KU 미디어 규정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을 벌였다. 총 1593명의 서명을 받았다. 김정현 기자는“서명할 학생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장기화되다 보니 관심에서 멀어지는 측면도 있지만 모든 학생들이 어느 정도 사건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반응이 크진 않지만 모두 동의중이라고 여긴다”고 했다.

건대신문 기자들은 절차를 지켜 서명 안을 교무위원회의에 제출할 예정이다. 지도 교수가 없는 만큼 대학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총학생회에 이미 요청을 한 상태다. 이들은 서명운동 뿐 아니라 지난 8일 건대항쟁 기념제에서도 음식을 팔며 학생들에게 알렸다.

김 기자는 “이제는 강하게 투쟁하려고 한다. 일인 시위나 천막을 쳐서 보도본부를 행정관 1층으로 옮기는 방안까지 검토중”이라고 강조했다.

건대신문 학생 기자들의 처우는 나쁜 편이 아니다. 장학금 제도도 잘 돼 있고 원고료 형식으로도 금전적으로 지급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처우도 중요하긴 하지만 처우든 뭐든 편집권이 가장 우선이다. 처우를 걸고 편집권에 해를 가한다면 포기할 준비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소희 대학생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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