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重·대우조선 등 19곳 '사내대학' 설립 검토

단독 현대重·대우조선 등 19곳 '사내대학' 설립 검토

최중혁 기자
2012.03.30 06:00

고졸채용 확산에 '사내대학' 인기 급상승…교과부 "컨설팅 등 지원책 마련"

현대중공업은 14년째 운영해 온 사내 '기술대학'을 내년부터 '사내대학'으로 전환하기 위해 준비작업중이다. 매년 채용해 온 400여명의 고졸자에게 더 나은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기술대학의 경우 정규 교육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학위를 받을 수 없지만 사내대학으로 전환하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전문학사학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

현대중공업 유태근 기술교육원장은 "우수 고졸 직원들에게 더 나은 길을 열어주기 위해 사내대학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며 "오는 5월중 기계전기과, 조선학과 등 60명 규모로 교과부에 설립신청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졸 채용이 확산되면서 사내대학 설립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29일 교과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6개월여 동안 사내대학 설립을 문의한 기업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한화 등 19곳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중에 설립을 문의한 기업이 한 곳도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사내대학에 관심을 갖는 기업이 늘어난 것은 최근의 고졸 채용 증가 영향이 크다. 사내대학은 '선취업 후진학'을 선택한 고졸 신입사원들에게 경력 관리와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또 운영경비의 30~40%를 고용보험기금에서 지원받는 점도 긍정요인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대학들이 정원외로 운영 중인 산업체특별전형의 경우 3년 이상 재직경력이 필요하고 시간·공간·비용 제약이 많아 사실상 고졸 취업자들이 선택하기 쉽지 않다"며 "하지만 사내대학은 사내 교육장에서 업무에 꼭 필요한 지식을 맞춤형으로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부담한 경비의 최대 40%를 환급받을 수 있는 점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체특별전형은 야간·주말 과정이 많고 학비가 들어 육체적·경제적으로 부담이 크지만 사내대학은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 고졸 직원에게 공인 학위를 제공할 수 있는 점도 사내대학의 인기 요인이다. 학위를 받을 경우 인사·보수에서 대졸자와 동등하게 대우받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다.

고졸 취업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올초 100명의 고졸 신입사원을 뽑아 자체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인 '중공업 사관학교'를 운영 중이다. 고졸 신입사원들은 연봉 2500만원을 받으면서 공짜로 수업을 듣는다. 전체 교육기간은 7년이고, 커리큘럼은 교양교육과 실무교육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회사 자체 교육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과정을 이수해도 학위를 받을 수 없다. 반면 사내대학은 수업 연한에 따라 전문학사학위나 학사학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삼성전자공과대학교 총장)과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 등이 지난달 23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 참석, 졸업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삼성전자공과대학교 총장)과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 등이 지난달 23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 참석, 졸업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사내대학은 2001년 삼성전자가 개설한 반도체학과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말까지 학사 289명, 석사 250명, 박사 24명을 배출했다. 2007년에는 삼성중공업이 조선해양학과를, 지난해에는 SPC그룹이 베이커리학과를 설립해 현재 총 3개 기업에서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졸 임직원을 대상으로 반도체 현장 경력과 근무성적 등을 검토해 학부생을 선발하고 있다"며 "직원의 경쟁력과 충성도를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고 있어 앞으로도 사내 대학을 통한 인재 양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일반대학이 4년제 8학기이지만 사내대학은 3년제 9학기 학제로 운영되는 등 직원들이 현업과 병행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다"며 "기업들이 학사운영의 재량권을 좀 더 가졌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김대기 교과부 취업지원과장은 "아직은 문의 단계이기 때문에 사내대학 설립으로까지 이어지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관심이 높은 기업의 경우 단순히 문의를 받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기업을 찾아가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