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이 끝나고 가을장마가 이어지면서 '주목(?)'받는 곳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다는 '강남역'이 그곳이다. 언젠가부터 집중호우만 내리면 물바다로 변하다보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재난 현장을 중계하는 게 유행이 돼버렸다. 오죽하면 가수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 가사에 빗대 '상습침수가 강남스타일'이라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올까.
강남역이 상습침수지역이 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10년간 5번이나 물에 잠겼다. 서울시도 지난 2010년에 침수를 막겠다며 대책을 내놨다. 지하 40m에 지름 7.5m, 길이 3.1㎞ 규모의 '대심도 빗물저류배수관'을 묻어 강남역 일대에 몰리는 빗물을 한강으로 직접 흘려보내겠다는 것. 그러나 1300억원 넘는 막대한 공사비와 비싼 유지관리 비용으로 인해 사업 자체가 미뤄져오면서 강남역 침수도 일상화가 됐다.
시는 일단 대안 마련을 약속하고 있지만, 확실한 방안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발표한 '대심도 빗물저류배수관' 설치를 비롯해 △반포천 복개구간 단면 확장 △분산형 빗물저류시설 설치 △대규모 하수관거 신설 등 3~4가지 안을 두고 전문가들과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최근 들어선 강남역 주변을 지나는 반포천의 통수능력에 부담을 주고 있는 고지대 지역 빗물을 바로 반포천 중간지점으로 배출할 수 있는 하수관거를 신설하는 마지막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공사비를 607억원이나 절감할 수 있고 유지관리도 쉽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관할 구청인 서초구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강남역부터 한강으로 직송하는 대심도 지하저류터널 신설이나 경부고속도로 녹지대측으로 대심도 터널을 설치하는 방안이 강구돼야만 근본적인 침수를 해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시와 구청이 엇박자를 내고 있는 사이에도 비는 내리고 있고, 강남역 침수 위험도 그대로라는 사실이다. 시가 대책을 확정해 공사에 들어가더라도 최소 3년 이상은 걸리기 때문이다. 당분간 강남역이 상습침수지역에서 벗어나긴 어렵다는 얘기다.
시가 조만간 발표한다는 강남역 등 침수위험이 높은 지역에 대한 치수대책에 의문이 생기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