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보는 지하철 이야기<3>]'500'

[숫자로 보는 지하철 이야기<3>]'500'

최석환 기자
2013.06.29 10:00
[편집자주] 서울 지하철이 시민의 발로 자리매김해온 지 올해로 39년째다. 1호선 개통당시 서울역에서 청량리역까지 9.54㎞에 불과했던 운행구간은 현재 9호선까지 317㎞(총연장)로 늘어났다. 연간 이용객도 3200만명에서 25억명으로 증가했다. 하루 평균 690만명이 타고 내리는 우리나라 최대의 대중교통 수단이 된 것이다. 1000만 시민의 일상을 묵묵하게 담아내고 있는 지하철 이야기를 숫자로 풀어보자.

"궁금하면 500원"

한 개그맨의 유행어에 등장하는 '500원'은 지하철을 얘기할 때도 빼놓을 수 없는 숫자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내릴 때 이용하는 1회용 교통카드의 보증금이자 환급금이기 때문이다. 기본구간의 경우 1050원의 기본요금에 500원을 더 투입해야 1회용 교통카드가 발급된다. 이 보증금은 도착역에서 보증금환급기를 통해 다시 돌려받을 수 있다. 500원의 보증금은 충전식 선불교통카드나 신용카드와 같이 후불식 교통카드엔 없다.

그렇다면 보증금은 왜 생긴걸까. 종이승차권이 사라지기 직전인 지난 2009년 5월, 처음으로 1회용 교통카드가 도입되면서 보증금도 같이 생겼다. 승차 후 자동 회수되고 폐기되던 종이승차권과 달리 1회용 교통카드는 재활용이 필요했다. 카드 한 장의 제작 단가가 당시 기준으로 770원 정도로 회수되지 않으면 엄청난 비용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 실제로 2009년 당시 보통권의 미회수율은 6%를 넘었다. 여기에 앞서 도입된 지방지하철의 토큰 승차권도 회수율이 낮아 비용손실이 발생했다.

강제로 교통카드를 회수하는 방법도 문제였다. 게이트 시스템 개발 등 구축비용만 500억원이 넘게 들어가야 했기 때문이다. 보증금 도입이 최선의 선택이 된 이유다.

/그래픽=강기영 디자이너
/그래픽=강기영 디자이너

초기엔 기본요금 900원에 500원을 더해 1400원을 발권기에 넣어야 했는데, 요금이 500원이나 올랐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환급기에 카드를 투입한 뒤 직접 환급금을 챙겨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선·후불 교통카드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1회용 카드를 사용하는 승객들의 보증금 관련 불만도 점차 줄어들었다.

현재 1회용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승객은 얼마나 될까.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승객 100명중 2.5명이 1회용 교통카드를 사용했다. 이는 전년보다 3%나 줄어든 것이다. 전체 승객의 80% 이상이 선·후불식 교통카드를 사용했으며, 13%가 우대권 이용자였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보증금 500원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며 "사용한 카드의 보증금을 환급받지 않고 대합실에 있는 기부함에 넣으면 사회복지기금으로 적립돼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활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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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환 산업1부장

"위대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던 셰익스피어의 말을 마음에 담고, '시(詩)처럼 사는 삶(Deep Life)'을 꿈꿉니다. 그리고 오늘밤도 '알랭 드 보통'이 '불안'에 적어둔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덮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란 글을 곱씹으며 잠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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