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 "수도권 집중화 최대 피해지는 충남, NLL논란은 남의집 어른 때리는 꼴"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20여년 피워오던 담배를 최근 끊었다. 이유를 묻자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한다.
"여기 새 도청 건물이 금연 건물이에요. 그런데 도지사란 사람이 이를 어기고 담배를 피울 수는 없잖아요."
안희정답다. '신뢰'와 '원칙', '약속'을 중요시하는 그의 성격이 묻어나는 듯하다.
민선 5기 '안희정 충남도호(號)' 출범 3년차를 지나면서 도민들로부터, 특히 아주머니 유권자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말이 들리던데 그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자 '신뢰 때문이 아니겠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저야 뭐 행복하죠... '도지사 못 쓰겠다 '이런 얘기 들리는 것 보다는 좋다고 해주시니 행복할 따름입니다. 아마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했던 참여정부 시절 간접적으로 나마 참여했던 국가살림 경험이 도민들과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가장 큰 밑천이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안 지사는 내년 6월 있을 지방선거에서 재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 선거 당시 42%의 지지를 얻었다. 반대로 해석하면 58%의 유권자로부턴 외면을 당했다.
그는 "민주주의 선거에서 만장일치는 사실상 기대할 수 없는 일 아니냐"며 "하지만 선거 선출자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까지 모두 끌어안을 수 있는 포용력과 신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인터뷰 도중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발언 논란에 대해 "아무리 정적일지라도 내 집 자손이 남의 집 어른을 때리게 하면 안 된다. 삼강오륜이 무너지는 짝"이라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또 22조 원이 투입된 4대강 사업에 대해선 "공사에 동원된 덤프트럭 기름 값으로 막대한 사업비만 날린 꼴이 됐다"이라며 "그 돈이면 지방 건설경기가 다 살아났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했다'는 발언과 관련 정치권이 시끄러운데 '노무현의 사람'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이건 삼강오륜이 무너지는 바로 그 짝이다. 아무리 정적이라 할지라도 대한민국의 유일한 지도자 반열에 선 분들이 내 집 자손이 남의 집 어른을 때리게 하면 되겠는가?. (지금 논란의 요지는)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나라 팔아먹었다는 얘기인데 이 상태를 그대로 방치해 놓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지금의 박근혜 대통령이 이해가 안 된다. 대한민국의 역사가 자꾸 어려운 국난의 시기를 겪은 것은 분열했기 때문이다. 서로 상대방을 불신하고 밑도 끝도 없이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자기 집 무너지는 꼴'이다.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고(故)김대중 대통령이 박정희 기념관 건립을 인정한 것도 국가 분열을 방지키 위해서였다.
-민선 5기 '안희정 충남도호(號)'가 출범 3년을 맞아 경제와 복지 등 도정운영면에서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가장 개인적으로 보람된 일은?
▶세종시 원안을 지키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이 원안을 지키고자 했던 (나의)도전이 패배했더라면 아마 국회에서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원안 폐기법안이 훨씬 탄력을 받았을 것이다. 이는 곧 세종시로 표현되어지는 지역균형발전 전략 기조를 유지한 것이라고 본다. 또 기업투자와 지역경제가 함께 어우러지는 상생산업단지 조성 노력, 농업과 농촌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와 정책적 후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3농 혁신정책 추진 등이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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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아쉬웠던 점은?
▶1960년대부터 수도권과밀화 문제 해결은 모든 역대 대통령들의 고민이었다. 하지만 MB정권때부터는 왜 그런 고민을 안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오히려 수도권 집중화를 하려고 했다. 가장 직격탄을 맞는 곳이 충남도이다. 수도권에서 신증설이 불허됐던 업종과 산업부분에 대한 규제해제 등이 늘어난다는 것은 지방으로의 기업투자를 막는 일이다. MB정권 이래로 수도권과밀화에 대한 대안책을 내놓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수도권 집중화 논리를 가지고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은 어떻게 바라보나?
▶4대강 사업에 22조원이 들어갔다. 참여정부 시절 전국에 10개의 기업혁신도시를 만들어 놨다. 2004년도 당시 액면가격으로 24조원 들어가는 혁신도시에 조금만 더 투자했어도 지역건설경기는 팍팍 돌아갔을 것이다. 그 사업은 내팽겨 치고 사실상 덤프트럭 엔진 기름 값으로 다 들어간 4대강 사업에 그 돈을 모두 넣었으니 지역건설경기가 죽어버린 것이다.
-지방자치에 대한 남다른 철학을 갖고 있는 걸로 아는데 민주주의 단계로 봤을 때 우리나라 지방자치 점수는 몇 점정도 된다고 생각하나?
▶22년 됐는데도 완전히 걸음마 초보단계이다. 지금은 국정운영과 대한민국의 작동원리가 자치와 분권으로 가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전국 팔도강산이 죄다 자기지역 발전이 안된 것에 대해 대통령 탓을 한다. 그렇게 되면 대통령이 국정을 제대로 이끌 수 있겠는가? 국가는 큰 비전을 가지고 나라살림을 이끌어야 한다. 작은 아들집, 둘째 아들집, 셋째 아들집에서 각각 무엇을 먹고 살지를 부모가 간섭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때에도 대한민국에 대한 애국심과 충정을 담아 자치분권으로 가야한다는 얘길 강조했었다.
-참여정부 때 이런 노력을 하지 않았었나?
▶그땐 지역균형발전과 분권과제를 양축으로 삼아 진행했다. 감기약을 처방할 때 해열제도 같이 처방하는 것처럼 지역의 균형발전과 분권과제를 함께 이행하지 못하면 작동을 못하게 된다. 하지만 MB정부가 들어서면서 무슨 이유 때문인지 모든 것이 다 거꾸로 가 버렸다. 균형발전전략과 자치분권문제를 수레바퀴처럼 같이 돌리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21세기에 대기권을 진입하지 못할 것이다. 개발도상국에서 이 대기권 층까지 겨우 도달했다. 이 대기권을 뚫고 우주권으로 진입하려면 반드시 자치분권이 시행돼야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부분에 있어서 잘 할 것이라는 신뢰를 가지고 있나?
▶현재까지 봤을 땐 박 대통령이 자치와 분권이라는 개념을 안 쓰고 있다. 그분의 연설문 등에서 많이 나온 것이 자치와 분권보다는 '지역재정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정도에 불과하다. 그 외에 지방자치와 분권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연설을 하지 않는데 아쉽게 생각한다.
-현 정권에 주문하고 싶은 것은?
▶요즘 와서 느끼는 건데 3000m의 고지대에 사는 사람이나 해발지역에 사는 사람이나 거기에 적응이 되면 똑같이 운동을 하고 또 심폐호흡을 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그런 환경을 갑자기 바꾸면 고산소증 등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 이처럼 널뛰기를 하는 건 위험하다. 경제정책이든 국가정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널뛰기를 하지 않는 것이다. 정책이 투명성과 일관성이 유지돼야 시장의 각 주체들도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충남도의 지난 3년 간 국내.외 투자유치 실적이 아주 뛰어난데 주요 성과는? 앞으로 수도권 규제완화 등으로 기업유치가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는데 전략은?
▶지난해만도 충남도는 외자유치 8건에 5억3400만달러, 국내기업은 596개 기업을 유치했다.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금액(FDI) 전국 1위를 차지해 대통령기관표창을 받았을 정도다. 이제는 투자유치가 단순히 양적인 성장보다는 주민 고용 및 소득과 연계돼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투자유치가 되도록 질적 위주의 투자유치에 노력할 것이다. 우량기업 선별유치로 전환해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앵커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외국인투자기업의 토착화 지원을 위해 2017년까지 유·초·중·고 통합 외국인 학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외투기업지원센터 기능을 강화하고 생산·주거·소비 등이 연계된 선순환 모델 마련 등을 위해 상생산단 조성과 외투기업 애로 및 고충사항을 신속 처리하는 등 보다 성숙된 투자유치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충남도가 상생산업단지 조성을 본격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추진배경과 현재까지의 실적은?
▶상생산업단지란 생산과 업무·주거·교육·의료·문화 등이 연계돼 편리한 정주환경을 갖춘 새로운 융복합형 산업지역을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충남도는 2008년 금융위기 후 저성장기에도 불구하고 연간 7~9%의 경제성장 기조를 유지해 왔다. 2010년에는 전국 최고의 기업유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근로자의 정주환경이 미흡해 타 시·도에 거주하면서 지역 소득의 역외유출 등 부작용을 초래해 왔다. 이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면 기업들의 도내 토착화는 물론 지역 인재들의 외지 유출 방지 등으로 기업과 근로자, 주민 모두가 상생하는 경제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는데 정치인으로서 혹은 도지사로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예전에 조오련 선수가 가끔 수영으로 (바다를) 넘어갔던 일을 예로 들어보자. 수영을 할 때 절대 중간지점 정해 놓고 가는 것이 아니라 남쪽하면 그쪽 방향으로만 가는 거였다. 그 사람은 매 순간 순간을 수영에만 집중했다. (내가) 방향이라고 하는 것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이다. 그 속에서 민주주의 국가의 번영을 위해, 공직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하겠다는 생각이다. 지금은 도지사로 일하고 있으니 여기에서 열심히 일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내년에도 내가 벌려 놓은 일이 있으면 계속하려고 한다. 일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 더 달라고 (도민들에게) 물어볼 것이다.
프로필
△충남 논산(49) △고려대 철학과 △노무현대통령 후보 경선캠프 사무국장·비서실 정무팀장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 △참여정부 평가포럼 상임집행위원장 △더좋은 민주주의 연구소장 △민주당 최고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