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경식 한국산업인력공단 직업능력지원국장

고용노동부는 9월 10일 내년부터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을 180개 기업에서 활용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말은 내년부터 ‘스펙 초월 채용’이 하나의 큰 흐름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이 같은 변화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고용노동부가 3년 전 시작한 ‘청년취업아카데미 사업’과 최근에 시작한 ‘스펙초월 멘토스쿨’이 그것이다. 서경식 한국산업인력공단(이하 공단) 직업능력지원국장을 만나 이 두 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Q 먼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현재 직업능력지원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주요 사업을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새 정부는 일자리 문제 해결과 학력, 성별, 세대를 초월한 공정한 능력 중심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 일하는 사람 간 격차 해소를 고용정책의 핵심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공단은 일자리 등 인력의 미스매치 완화를 위해서, 고용문제가 가장 취약한 청년층과 베이비부머 세대로 대표되는 장년층과 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직업능력개발과 고용창출에 대한 지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특히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사업은, 우선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현장 실전형 맞춤 프로그램인 청년취업아카데미 사업이 대표 사업이다. 두 번째는 가정 환경이나 개인 사유로 인해서 고등학교 학업을 제대로 못한 취약 청소년을 대상으로 취업사관학교 사업을 하고 있다. 세 번째는 청년과 중장년층 가운데 취업을 못하고 실업자 상태로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기관 전략산업직종훈련에 대한 심사사업을 하고 있다. 이런 사업이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사업들이다.
Q ‘청년취업아카데미(이하 아카데미)’의 최근 성과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설명해 달라.
아카데미의 사업 목표는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이 졸업 후 우량기업으로 단절 없이 이동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론과 실습의 융합과정을 통해 산업 수요에 맞는 인재를 양성해서 학교 교육과 현장업무 간의 불일치를 해소하는 것이다.
아카데미는 지난 2011년 시작해 금년에 3년차 되는 사업이다. 사업 첫해에는 기업과 사업주단체 등 53개 기관과 121개 협력대학이 공동으로 연계해서 사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취업률은 약 63.3%를 기록했다. 이것은 일반대학 평균취업률과 비교할 때 5.7% 높은 수치다. 그리고 산업현장 수요를 반영한 대학 내 과목 개설 등 대학 교육과정의 현장지향성을 강화한 것도 주요한 성과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2011년) 결과에 따르면 취업준비 기간 2개월 단축, 취업준비 비용 약 1백만 원 절감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Q 위에서 “산업현장 수요를 반영한 대학 내 과목 개설 등 대학 교육과정의 현장지향성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이야기해 달라.
독자들의 PICK!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이 서울여자대학교에 데이터베이스 개발자과정을 개설한 것이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Q 머니투데이 대학경제가 25개 아카데미 운영기관을 취재해 보니 취업유지율 산정 기간(3개월)이 끝난 뒤 이직이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결책이 없는가?

100% 고용유지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듯이 이 사업의 목적은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좀 더 세심하게 산업현장 수요를 파악해서 현장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인재를 공급하면 이직률을 낮추는 데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이라고 본다. 프로그램 설계에 상당한 관심을 두고 개선해 나가도록 할 것이다.
한편 취업준비자는 자신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고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 잘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사업주는 잠재력을 지닌 직원을 지원하고 독려해서 인재를 키우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Q ‘스펙초월 멘토스쿨’은 스펙 위주의 채용 문화를 바꾸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일부 기업은 신입사원 채용 시 학력·전공·연령 제한 등 철폐, 봉사활동·해외연수·인턴경력 등 소위 스펙 기재 항목을 삭제했다. ‘스펙초월 멘토스쿨’이 갖는 의미를 말해 달라.
스펙초월 멘토스쿨은 올해 시범으로 운영하는 사업이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청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도 스펙을 쌓기 위해서 어학연수를 간다든지 또 다른 훈련을 받아야 하는, 졸업과 동시에 노동시장 진입을 막는 채용 시스템의 불합리한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스펙과 어학능력이 부족하더라도 열정과 끼, 잠재력을 갖고 있으면 미취업 청년들이 해당 분야에서 성공한 멘토의 멘토링을 통해 산업현장의 핵심 직무능력을 키워 자신이 원하는 직장에 취업할 수 있도록 경로를 구축해 주려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180개 기업이 스펙 초월 채용을 하게 될 것이라는 신문기사에서도 봤듯이 능력 중심 사회로 발돋움하는 데 있어서는 이 같은 스펙초월 멘토스쿨이 상당한 의미가 있다.
덧붙여서 말한다면 이 사업은 스펙 중심의 채용 관행을 탈피하는 계기가 될 수 있고, 또 능력 중심의 고용시장을 좀 더 활발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Q 끝으로 취업준비생들이 변화된 환경에 맞추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조언 한마디 한다면.
이제 학력과 성별과 세대를 초월한 공정한 능력 중심 사회가 현실화돼 갈 것이다. 예전에는 스펙 없이는 취업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지만 이제는 겉으로 드러난 스펙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잠재력, 열정, 끼 등을 중시하는 것이다. 이처럼 스펙 초월 채용 시스템은 그동안의 관성을 벗어나서 우리 사회의 새로운 채용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본다.
이는 가능성이나 창의를 보고 수험생에게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천편일률적인 스펙 쌓기에 매달리지 말고 열정과 잠재력을 키우는 도전에 나서야 한다. 능력 중심의 인재 선발에 채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