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안행부 장·차관 동반 출마, 소는 누가 키우나

[기자수첩]안행부 장·차관 동반 출마, 소는 누가 키우나

김희정 기자
2014.03.05 16:48

"지금 안행부는 총체적 난관이다. 수장과 부책임자가 잿밥에만 몰두하는 건 국민들의 개탄을 받을 여지가 충분하다. 여기서 당당하게 (출마여부를) 밝혀 달라."

지난달 19일 개인정보유출 재발방지를 위한 입법청문회에서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에게 건넨 말이다. 전대미문의 개인정보 유출사고로 후속대책이 시급한 마당에 주무부처의 장·차관이 나란히 지방선거 출마설로 언론에 오르내리자 이를 비판하고 나선 것.

당시 유 장관은 "저도 신문을 보고 그제야 알았다"고 정색했다. 유 장관은 오는 13일 케냐에서 열리는 한국-아프리카 5개국 공공행정장관회의 참석차 풍토병 예방 주사를 맞으러 지난달 말 병원을 찾기도 했다.

하지만 3월에 접어들면서 유 장관은 휴가를 냈고, 휴가 이틀만인 지난 4일 김포시 새누리당 당직자들과의 긴급회의 이후 출마를 공식화했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박찬우 안행부 제1차관이 천안시장 출마를 위해 사임했다. 현재 박경국 국가기록원장이 제1차관에 내정되긴 했지만 한 부처에서 장·차관이 나란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건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현재 안행부는 주민등록번호제도 개편, 4000억원을 투입하고도 혼선이 끊이지 않는 도로명주소,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참사 후속 대책 등 국민의 안녕을 위해 풀어야 할 실타래가 한둘이 아니다. 행정공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2010년 6·2 지방선거 때도 이달곤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남도지사에 출마하고 이듬해 충주시장 재·보선에 이종배 차관이 출마하긴 했지만 몇개월이나마 시차가 있었다. 특히, 공정선거의 주무부처인 안행부 장·차관이 '심판'에서 '선수'로 전향하는건 당선여부와 상관없이 개운치가 않다.

안행부 안팎에서는 안행부 장차관직이 지자체장으로 가기 위한 '경력 관리용 코스'가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유 장관은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기 위한 선택이고, 외면할 수 없는 충정에서 몸을 던진 것"이라고 시장 출마의 변을 밝혔다. 누구를 향한 충정이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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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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