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경기도교육청의 안일한 사고 대응

[기자수첩]경기도교육청의 안일한 사고 대응

이정혁 기자
2014.04.24 10:06

"세월호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8시10분경 제주 해양경찰이라는 사람과 안산 단원고 교사가 통화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정상영 경기도교육청 부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세월호 사고 최초 인지 시점이 당초 알려진 8시58분보다 무려 48분이나 앞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도교육청의 발표는 사실 여부를 떠나 현재 진행 중인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 수사 전체의 판을 다시 짤 정도로 분명 비중 있는 내용이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도교육청의 발표 직후 수사에 착수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은 도교육청이 애초 발표한 것이 아니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튀어 나왔다. 현재 이와 관련된 기사에 댓글이 수 천건씩 달릴 정도로 온 국민적 관심이 집중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도교육청이 왜 처음부터 이를 발표하지 않았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사실 도교육청의 이 같은 안일한 인식이나 대처 방식은 사고 당일부터 그대로 노출돼 경기도에 있는 2250개의 학교를 관할할 능력이 되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실제 16일 사고가 발생한 직후 도교육청 차원의 대책본부는 수원 본청이 아닌 의정부에 있는 북부청사에 꾸려졌다. 수학여행의 주무부서인 교수학습지원과가 북부청사에 있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설명인데, 이 때문에 사고 발생 초기 의정부에서 안산 단원고의 상황을 파악하고 수습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촌각을 다투는 긴박한 상황에서 '경기도교육청 대책본부'는 의정부→수원 본청→안산교육지원청으로 세 번씩이나 이동하는 여유를 보였다. 사고 초기 대응체계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다는 비판을 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사고 당일 오전 11시 9분경에는 도교육청 출입기자에 문자 메시지로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라는 잘못된 정보를 통보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극도의 혼선을 빚었다. 무엇보다 사고 초기 대응이 늦어진 데는 도교육청의 잘못된 오보 탓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반드시 단계별로 철저하게 사고원인을 규명해 무책임과 부조리, 잘못된 부분에 대해 강력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18개 후속조치를 논의했다고 한다. 18가지 중 도교육청이 포함된 내용이 몇 가지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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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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