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외국인 환자, 증상 후 '지하철·버스' 1시간씩 이용

메르스 외국인 환자, 증상 후 '지하철·버스' 1시간씩 이용

남형도 기자
2015.06.09 18:08

15번 확진자와 같은 병실 쓴 간병인…메르스 증상 후에도 지하철·버스 이용, 접촉자 파악 못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확산되면서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5일 서울 양천구 신정차량기지에서 서울메트로환경 근로자들이 2호선 전동차 내부 손잡이, 봉 등에 살균제를 분무하고 닦는 등 알콜 살균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확산되면서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5일 서울 양천구 신정차량기지에서 서울메트로환경 근로자들이 2호선 전동차 내부 손잡이, 봉 등에 살균제를 분무하고 닦는 등 알콜 살균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시로부터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금천구 거주 A씨(93번 환자)가 메르스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도 지하철과 버스를 타거나 김밥집을 간 것으로 나타나 추가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A씨는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 8일까지 마을버스와 지하철 등을 이용하다가 9일 시설에 격리됐다.

서울 금천구는 9일 기자브리핑을 통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처음 자체적으로 확진판정을 내린 93번 환자 A씨의 접촉경로 및 이동 동선을 밝혔다. 중국동포인 A씨는 서울에서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외국인이다.

간병인인 A씨는 15번 환자와 함께 화성 동탄성심병원의 5인실을 사용했다. A씨는 지난달 29일 15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아 감염 우려가 컸음에도 별다른 가택 및 시설격리 조치를 받지 않았다.

서울 금천구 관계자는 "A씨가 31일까지 화성 동탄성심병원에 있다가 혼자 도망 나와서 전철을 타고 집으로 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당일 오후 A씨는 동탄성심병원에서 27번 버스을 타고 지하철 1호선 병점역으로 온 뒤 금천구청역에서 마을버스 1번을 타고 오후 5시 30분쯤 자택에 도착했다.

자택에 도착한 후 8일 동안 A씨는 질병관리본부는 물론 시와 구의 아무런 제재 없이 매일 1시간씩 마을버스와 지하철 1호선·7호선을 타고 서울복지병원을 왕래했다. 그의 지병인 요로감염 때문에 내과 진료를 받기 위해서였다.

A씨의 병원 진료기록에 따르면 그는 지난 7일부터 열이 37.4도까지 오르는 등 몸살 증상을 보여 서울복지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통상 메르스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는 감염이 될 수 있지만, A씨는 진료 당일에도 오전 10시 30분 시흥사거리역에서 마을버스 1번을 타고 금천구청역에 내려 지하철 1호선을 탔다.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지하철 7호선으로 환승한 A씨는 대림역에서 하차한 뒤 현대시장입구에 있는 김밥집에서 식사를 했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한 시간은 약 1시간이다.

다음날인 8일에도 오전 11시 28분쯤 서울복지병원에 가기 위해 1시간 동안 동일한 경로로 마을버스 1번과 지하철 1호선, 지하철 7호선을 이용했다. 당일 밤 A씨는 최종적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고, 메르스 거점병원으로 시설격리 조치됐다.

특히 금천구는 지난 5일 화성시 보건소로부터 A씨가 메르스 의심환자란 사실을 통보 받은 뒤에도 별도의 시설격리 등의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 금천구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별도의 가택격리가 필요하지 않단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금천구는 7일 검체를 채취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하고, A씨를 가택격리 조치했다. 이후 하루 2번씩 전화를 했으나, A씨는 자유자재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돌아다녔다. 금천구 관계자는 "A씨가 집에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자택격리의 구멍이 뻥 뚫린 셈이다.

현재 금천구는 A씨가 이동하는 동안 마을버스와 지하철에서 접촉한 시민들이 얼마나 되는지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잠복기 동안 접촉한 집주인만 현재 가택격리 조치했다. A씨가 메르스 증상을 보인 후 돌아다닌터라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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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도 기자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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