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감축 성공한 대학에는 추가 재정지원 필요"

"정원감축 성공한 대학에는 추가 재정지원 필요"

최민지 기자
2016.07.21 04:10

[인터뷰]백성기 대학구조개혁위원장

백성기 대학구조개혁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학구조개혁법 제정 촉구 결의안 발표'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이날 "고등교육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객관적 평가결과에 따른 정원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에 따른 법적근거 마련을 위해 대학구조개혁법안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백성기 대학구조개혁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학구조개혁법 제정 촉구 결의안 발표'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이날 "고등교육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객관적 평가결과에 따른 정원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에 따른 법적근거 마련을 위해 대학구조개혁법안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인구절벽 현상은 대학가에도 큰 화두를 던졌다. 현 상태로 대학 정원이 유지될 경우 2018학년도부터는 고졸자보다 대학 정원 수가 많은 역전이 일어나는 것. 그래서 나온 게 정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다. 교육부는 인구감소추세에 맞춰 2022년까지 대학 정원 16만명을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대학구조개혁평가는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4대 개혁(노동·금융·공공·교육)' 중 교육 부문의 핵심 정책이기도 하다. 여당 국회의원이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추진하기 위해 올린 법안만 벌써 세 번째일 정도다.

교육부는 올해 1주기 평가를 마무리 짓고 다음달 대학구조개혁 2주기 계획을 발표한다. 하지만 여전히 대학가에서는 구조개혁평가에 대한 반감이 크다. 대학구조개혁법(가칭)이 오히려 비리 사립대학 설립자들의 자금 회수를 돕는다며 '사립대 먹튀법'으로 부르는 교수들이 다수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정책이라며 대학 자율성을 해치는 것을 우려하는 교수들도 많다.

충무로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백성기 대학구조개혁위원장은 "2주기 평가는 1주기와 달리 구조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대학에 어드밴티지를 줘야 한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교육부가 대학구조개혁을 위해 구성한 자문기관으로 교육부 대학구조개혁 정책을 심의하는 역할을 한다. 백 위원장은 1986년 포항공과대(포스텍) 설립 멤버이자 2007년부터 4년간 총장으로 재임하면서 포스텍을 세계대학순위 28위에 올려놓은 대학행정 전문가다.

"올해 대학구조개혁위원회가 완수할 업무는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때 낮은 등급을 받은 대학들을 재심의하는 것과 2주기 계획 발표입니다. 대학구조개혁 2주기에 대해서는 저와 위원회에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요. 제가 강력히 주창하는 바는 낮은 등급을 받은 대학에는 강력한 재정 제한 압박을, 높은 등급을 받은 대학에는 추가로 재정을 지원하자는 것입니다. 등록금 의존율이 현저히 높은 우리나라 대학 여건을 생각해보면 학생 정원 감축은 교육의 질 저하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백 위원장은 2주기 구조개혁평가에서 정성평가 비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절대평가 기준이 높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1주기는 정성평가와 정량평가 비율이 각각 절반이었어요. 2주기 때는 정성평가 비율을 더욱 확대할 겁니다. 절대평가의 기준도 높아질 거예요. 1주기 때는 모든 평가 기준이 국내 대학들의 평균치였어요. 평균 이상이면 만점을 줬단 얘깁니다. 2주기 평가 기준은 평균보단 높아야겠죠."

교육부가 대학구조개혁 2주기 시행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에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영 교육부 차관 등은 대학 총장들이 모인 공식·비공식 석상에서 구조개혁 2주기 시기를 내년도로 당길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백 위원장은 "지난 1주기 때도 평가기준 발표와 평가까지 반년이 채 걸리지 않았는데 2주기마저 급하게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사립대학 설립자가 대학 폐쇄 시 학교에 기탁한 자금 일부를 회수할 수 있게 하는 방안에 대해 백 위원장은 정부와 비슷한 태도를 견지했다. 지난달 김선동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대학구조개혁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대학구조개혁촉진법)에는 대학의 부정·비리 등으로 법인이 해산할 때 잔여 재산을 각종 공익법인 등에 출연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백 위원장은 이 같은 환수 방안에 야당도 기존의 반대 태도를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대학구조개혁위원이었던 박경미 국회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것도 대학구조개혁법 통과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사립대 중에는 이미 재정적으로 어려운 대학들이 많아요. 문 닫자니 계기가 없고 남아있자니 괴로운 상황이죠. 이런 법인들이 대학 운영을 접더라도 설립자가 초기투자금 정도는 회수할 수 있도록 하면 정부가 더 강력히 칼 휘두르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물러날 대학이 있다는 게 저와 구조개혁위원들의 판단입니다. "

백 위원장은 3기에 걸친 구조개혁을 통해 대학이 수요자 중심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대학구조개혁평가 지표나 기준을 참고해 사회 수요에 발맞추는 변화를 촉구했다. "대학 학과의 통폐합 문제는 사실 학생보다는 교수의 문제입니다. 우리 대학들은 학생 모집에만 신경썼지 입학 이후에 대해서는 별 걱정을 하지 않았어요. 1주기 평가 때 보니 졸업생에 대한 사회의 만족도 조사를 한 대학이 많지가 않더군요. 앞으로 나올 평가지표들을 참고 삼아 대학도 바람직하게 변화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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