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돈은 받고, 간섭은 말라 반발...교사들에 원장 '눈치보기' 구조가 비리 키워

국가에서 지원받은 누리과정예산을 사립유치원 원장이 개인의 명품백 구매 등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비리가 알려지면서 사립유치원 운영 실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일부 사립유치원은 한 개인이 소유한 유치원이 10여개에 달하는 등 '문어발식 경영'을 하는 곳도 있었다. 심지어 가족, 친인척을 직원으로 고용하고 이들에겐 '상식'에 맞지 않는 높은 월급을 지급한 경우도 있어 국가 예산을 '눈먼 돈'으로 전락 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사립유치원 전직교사는 16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사립유치원의 또 다른 민낯을 공개했다. 이 전직교사는 "체인 형태로 된 유치원은 고용 원장과 총 원장이 따로 있어 해당 유치원 원장을 처벌해 봤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치원 업계에) 실질적인 소유주가 유치원을 여러 개 소유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오죽하면 유치원계의 삼성으로 불리는 곳도 있다"고 꼬집었다.
전직교사는 "가족들을 사무직원이나 보조교사, 방과후과정 교사로 올려놓고, 담임교사보다 훨씬 많은 400만원대 월급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 이름만 올려놓고 월급을 타가는 유령 직원도 있다"며 "자녀에게 이런 식으로 경력을 쌓게 하고 다른 유치원 원장으로 자리를 주거나, 심지어 출근하지도 않는 사람의 원장 자격을 사서 교육청에 등록시키고 한 소유주가 여러 개 유치원을 관리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유아교육법에 따라 법인이나 실 소유주가 유치원 건물을 갖고 있다면 여러 개의 유치원을 소유한다고 해도 규제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건물만 보유하고 있다면 사립유치원을 개인이 다수 소유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다만 원장 자격을 대여하는 등 편법 보유는 논란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유치원의 부적절한 운영에 유치원 교사들이 입을 닫는 이유도 제시됐다. 유치원 교사들의 경우 유치원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교육부 교육을 받아야만 원감, 원장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유치원 원장이 교육청 연수를 보내줘야만 가능하다. 결국 유치원 교사들이 원장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근본적 구조인 셈이다. 원장이 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교육행정경력이 7년 이상이 있어야 하며, 교육청 파견 연수도 필수다
유치원 한 관계자는 "자신의 미래를 볼모로 부적절한 행위에 눈을 감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며 "업계에서 소문날 경우 다시 현장에 발 붙이기가 어려운 점도 한몫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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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교육청 관계자는 "유치원 교사는 원감이 되고, 원장이 되는 경력을 밟게 되는데 해당 유치원에서 원장 연수를 추천해야 교육청의 승인 하에 연수를 시행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