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발목잡혔던 고교 무상교육…'증액교부금' 카드로 재원확보

돈에 발목잡혔던 고교 무상교육…'증액교부금' 카드로 재원확보

세종=문영재 기자
2019.04.09 10:06

기재부·교육청 입장 고려…"증액교부금 활용땐 내년 1.3조~1.4조 국고 확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유은혜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 등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협의회에서 손을 잡고 있다./사진=뉴스1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유은혜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 등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협의회에서 손을 잡고 있다./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9일 공개한 '고교 무상교육 실현방안'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 인상 대신 '증액 교부금'을 통한 재원 확보 방안이 담겼다. 교육계에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 인상에 난색을 표한 기획재정부 입장을 반영하고, 시도교육청의 국고 지원을 요청도 고려한 차선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교부율 인상 대신 '증액교부금' 합의= 당·정·청이 이날 꺼내든 증액교부금 카드는 고교 무상교육을 시도했다가 번번이 재원마련에 발목이 잡히면서 좌초됐던 과거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에서도 고고 무상교육을 도입하려 했지만 예산확보에 실패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입학금과 수업료, 학교운영비, 교과서대금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고교 무상교육에 따른 소요예산은 매년 약 2조원이다. 단계적 도입 첫해인 올해 2학기 고3(49만명)에 대한 소요재원은 3856억원이다. 고2~3(88만명)까지 확대되는 내년에는 1조3882억원이 필요하고, 고교 무상교육이 완성되는 2021년에는 전학년(126만명)에 1조9951억원이 투입돼야 한다.

당·정·청은 이날 고교 무상교육에 한해 실소요금액을 산정해 반영하는 증액교부금 방식으로 지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증액교부금은 부득이한 수요가 있는 경우 국가예산에 따라 별도로 교부할 수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한 종류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중학교 의무교육을 완성할 때 활용했던 방식이다. 증액교부금 추진을 위해선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손질해 '필요한 경우 증액 교부를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문구를 추가해야 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증액교부금을 활용할 경우 내년에 1조3000억~1조4000억원 정도의 국고를 확보할 수 있다. 시도교육감이 재량으로 쓸 수 있는 돈이 그만큼 많아지는 셈이다.

◇정부-교육청, 재원 절발씩 부담…"올 2학기 고3은 교육청 자체 충당"= 재원 부담을 정부와 지자체가 절반씩 분담하는 것도 눈에 띈다. 당·정·청은 일반 지자체 지원분 제외 금액을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국가와 지자체가 50%씩 분담키로 했다고 밝혔다. 일반 지자체 지원분은 2017년 결산 기준 1019억원(총소요액의 5%)이다. 국가는 총소요액의 47.5%를 증액교부금으로 5년간 교부한다. 이에 따라 고교 무상교육이 완성되는 2021년 기준 국가와 시도교육청, 지자체의 분담액은 각각 9466억원(47.5%), 9466억원(47.5%), 1019억원(5%)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중앙 정부의 재정 여건을 고려해 교육청이 재정을 분담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재정당국, 교육청과 차근차근 긴밀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올 2학기 고3을 위한 시행예산(3856억원)은 시도교육청 자체 예산을 활용해 상반기에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확보할 계획이다.

한편 입학금·수업료를 학교장이 정하고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재정결함보조를 받지 않는 자사고와 예술고, 외고 등 사립학교 94곳(6만8000명)은 이번 고교 무상교육 대상에서 제외된다. 설세훈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은 "이들 학교는 정부의 재정지원없이 운영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해당 학교 진학은 학생·학부모 선택"이라고 말했다. 고교 졸업학력 미인정 고등기술학교와 각종학교도 고교 무상교육 혜택을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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