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 모든 초·중·고로 확대돼야…자사고 폐지도"

"혁신학교 모든 초·중·고로 확대돼야…자사고 폐지도"

뉴스1 제공
2019.06.01 07:05

[인터뷰]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
"고교학점제 전면도입 회의적…학종 객관성·신뢰성 보완해야"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이진호 기자 = "앞으로 모든 초·중·고등학교는 혁신학교가 돼야 하고 또 될 것이다."

권정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1일 <뉴스1>과의 전교조 결성 30주년 인터뷰에서 교육 현안 가운데 혁신학교 정책과 그 미래에 대해 이런 생각을 밝혔다. 전교조는 지난 28일 결성 30주년을 맞았다.

진보성향 교육감들의 대표 정책으로 꼽히는 혁신학교는 수업과 교육과정, 학교운영 전반을 자유롭게 바꾸는 학교모델을 말한다. 모든 학생이 참여하고 중심이 되는 보편·다양교육을 추구하고 교사와 학부모의 학교운영 참여도·만족도 등을 높였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지만, 더딘 교과 수업 진도에 따른 학력 저하 우려와 일반학교 재정지원 역차별 등 비판적 평가도 공존한다.

권 위원장은 "혁신학교는 교육과정 등 학교운영 전반을 학교구성원들의 특성과 의견을 토대로 새롭게 바꿔 나가는 공간"이라며 "학교구성원들이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학교와 교육과정을 이끌어가는 것이 올바른 교육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혁신학교가 제대로 운영을 못해 '무늬만 혁신학교'라는 비판도 받지만 '학교자치 시대'가 열린 만큼 혁신학교는 시대적 흐름이 됐으며 이를 막을 수도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 다른 현안으로 정부·교육당국이 추진하는 자율형사립고 일반고 전환에 대해서는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자사고는 지정목적과 달리 특권학교화·입시기관화 돼 있다"며 "(학부모 부담금이 커) 소위 있는 집 자녀만 갈 수 있고 우수한 중학생 선점으로 진학 실적을 내는 것인데도 수월성 교육을 제공한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자사고를 폐지한다고 일반고 황폐화를 극복할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자사고 폐지와 일반고 살리기는 별개의 문제"라며 "일반고 살리기는 학생의 참여도를 높여 흥미를 유발하도록 하는 등 별도 대책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수 학생을 먼저 뽑고 이공계 대신 의대로 진학하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영재고·과학고도 폐지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권 위원장은 "전교조의 입장이 아닌 개인 입장을 전제로 말하면 영재고·과학고는 필요하다고 본다"며 "나라의 근간인 기초과학을 발전시켜야 덩달아 다른 산업분야도 발전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공계 우수인재 양성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교육당국의 핵심 교육정책인 고교학점제의 현장 안착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권 위원장은 "고교학점제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정부와 교육당국이 고교학점제를 2025년까지 사실상 강제로 학교현장에 도입하겠다고 하는데, 다양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교실과 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숙명여고 내신비리 의혹, 드라마 '스카이캐슬' 방영 등으로 촉발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논란에 대해서는 "학생의 다양한 경험과 스펙트럼을 반영한다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최근 들어 객관성·신뢰성을 의심받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문제점은 있지만 다양한 학생을 선발할 다양한 전형 중 하나로 존중돼야 할 것"이라며 "전교조도 학생부종합전형이 존중받고 객관성·신뢰성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정책토론회를 거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가 지난해 '2018년 사업계획' 발표를 통해 학생부종합전형 폐지·축소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서는 "전교조가 그런 입장을 확정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추락하는 교사 교육권 강화 방안에 대해서는 "교사의 교육권이 무너지는 가장 큰 원인은 고유권한인 교육과정 편성권과 평가권을 학생과 학부모가 침해하고 불신하기 때문"이라며 "교육과정 편성권과 평가권을 법과 제도로 보장해 교사의 고유권한과 전문성을 인정하는 사회적 인식이 조성돼야 교사의 교육권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사의 교육권뿐 아니라 학생의 교육권, 학부모의 교육권도 보호돼야 한다"며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통해 학생들이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학부모회를 법제화해 학부모들이 학교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조성해 학교구성원 모두의 교육권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위원장은 문재인정부의 전반적인 교육정책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경쟁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더 이상 추구하지 않고 특권학교 폐지 등 보편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그 철학을 실제 구현하는 실행력이 떨어지고 대입제도 개편처럼 전문적인 영역을 공론화와 같은 포퓰리즘으로 접근하는 등 혁신을 가로막는 사례가 많았다. 지금과 같이 교육정책을 추진한다면 임기가 끝날 때까지 달라질 게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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