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충북개발공사 간부, 수년간 여직원들 성추행…공사측 '쉬쉬'

[단독]충북개발공사 간부, 수년간 여직원들 성추행…공사측 '쉬쉬'

뉴스1 제공
2020.07.23 08:02

여성단체 전수조사서 지속적 성추행 드러나…인사조처 통보
공사측, 해당 간부 징계는커녕 한달째 피해자 분리조차 안해

충북개발공사 여직원들이 수년간 상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지속적으로 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뉴스1 DB).2020.7.23.© News1
충북개발공사 여직원들이 수년간 상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지속적으로 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뉴스1 DB).2020.7.23.© News1

(청주=뉴스1) 엄기찬 기자 = 충북개발공사 여직원들이 수년간 상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지속적으로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도내 한 여성단체가 충북개발공사 여직원의 성희롱(성폭력) 피해 신고를 받고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이 단체는 피해 신고와 함께 충북개발공사 본사와 사업소 여직원 19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6~15일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여성 관련 상담 전문가 4명이 참여한 전수조사에서 여직원들은 충북개발공사 간부인 A씨에게 수년간 성희롱, 성추행 등의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또 내부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으나 가해자와 화해를 종용하는 등 미온적으로 대처하며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단체 조사 결과 A씨는 회식 자리에서 자신의 수염이 자랐다며 여직원의 손을 잡아당겨 만지게 하거나 옆자리에 앉은 여직원의 등으로 손을 넣는 등의 신체 접촉을 일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이 차니 따듯하게 해주겠다며 여직원의 발을 주물럭거리고, 악수하는 척하면서 손가락으로 손바닥을 간지럽히는 등의 행위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무실에서 여직원의 스커트를 잡아당기거나 외모를 평가하는 등 신체적, 언어적 성희롱를 대수롭지 않게 일삼아 온 것으로도 나타났다.

특히 피해 여직원 중에는 직속으로 결재를 받아야 하는 업무 특성 때문에 피해 상황에 저항하기 어려웠고, 견디다 못해 부서 변경까지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18년 문제가 불거지자 경영진이 나서 '누가 그랬냐'며 여직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는 등 조직 차원에서 되레 2차 피해를 가하기까지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피해 사례를 확인한 여성단체는 조사 내용과 함께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 직위해제와 징계 조치, 피해자가 원하면 A씨의 공개사과 등의 의견을 충북개발공사에 통보했다.

여직원 중 우울감, 두려움, 무기력감 등을 호소하는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피해 회복 지원, 행위자 처벌 필요 등의 의견도 함께 전달했다.

충북개발공사의 미온적인 대처 등의 문제도 지적하면서 외부전문가의 개별·집단 상담, 고충처리기구 활성화, 고충 처리 사안 상급기관(충북도 등) 보고 등의 제도 마련도 통보했다.

그러나 충북개발공사는 이 같은 통보를 한 달 전에 받고도 인사 조처는커녕 성폭력 사건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개발공사 관계자는 "여성단체가 피해자와 가해자, 회사가 원만히 해결하라는 의견을 보내 여직원들의 요구사항을 수렴하는 과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최근 여직원들의 요구사항 3가지가 결정돼 이를 진행하려고 한다"라며 "당사자(A씨)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직원들이 요구한 내용 중에 당사자에 대한 인사 조처는 포함돼 있지 않아 따로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며 "(인사 조처) 요구가 있으면 추가 조치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가 심각한 여직원은 곧 부서 이동이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다른 부분(피해 회복) 등도 잘 살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여직원들이 가해자로 지목한 A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나의 행동이나 말을 상대방이 그렇게(성희롱, 성추행) 느꼈으면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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