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사회안전지수] (上)
25곳이 수도권·대도시

전국 155개 시·군·구 가운데 주민들이 가장 살기 좋은 지역 30곳 중 25곳은 특·광역시 등 대도시에 집중됐다. 특히 서울은 25개 자치구 중 전체 1위인 용산구를 포함해 12개 구가 3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대도시는 병원, 치안, 일자리 등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의 모든 요소가 지방 도시보다 높게 평가됐다. 뒤집어보면 국민 누구나 평등하게 누려야 할 권리인 안전이 실제로는 사는 지역에 따라 차별 받고 있다는 의미다.
머니투데이는 4일 성신여대 데이터사이언스센터, 여론조사기관 케이스탯리서치, 온라인패널 조사기업 피앰아이와 공동으로 이 같은 내용의 '2021 사회안전지수'(Korea Security Index 2021)를 공개했다. 전국 시·군·구 중 표본 숫자가 적은 지역을 제외한 155곳을 대상으로 경제활동, 생활안전, 건강보건, 주거환경을 종합한 사회안전지수 순위를 매겼다.
◇사회안전지수, 상위 30위 중 서울만 12곳

사회안전지수 상위권 30개 지역은 의료인 수, 치안시설 수, 1인당 소득, 실업률·고용률 등 숫자로 드러나는 객관적인 지표가 좋았다. 이에 더해 소득수준 만족도, 우범지역 체감도, 대형병원 부족 여부 등 주민이 살면서 체감하는 주관적 지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런 지역 대부분은 대도시였다. 상위군 중 83.3%(25개 지역)가 수도권 및 특·광역시였다. 서울은 30위 내에 용산구(1위), 강남구(2위), 강동구(6위) 등 12곳이 포함됐다.
수도권으로 넓히면 경기도 기초자치단체 중 과천시(7위), 성남시(23위), 하남시(27위), 수원시(28위) 등 4곳이 상위권이었다. 특·광역시 중에선 부산(해운대구·동래구), 대구(수성구·달성군), 광주(광산구), 대전(유성구·서구), 울산(남구), 세종이 상위권에 올랐다.
수도권, 특·광역시는 대체로 안정적인 소득 수준, 좋은 인프라, 높은 재정 자립도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역 사회안전을 위한 기초자치단체의 꾸준한 투자가 주민 만족도를 높였다.
◇수도권·특광역시 중 인천만 0곳

수도권, 특·광역시 지역 중 인천은 단 한 곳도 상위권에 없었다. 인천의 8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송도가 자리 잡은 연수구가 그나마 61위로 체면을 지켰다. 과거 재정 위기를 겪고 남동공단 등 주요 산업단지가 쇠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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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지역 중 강원, 충북, 충남, 경북, 경남 역시 3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경제력뿐 아니라 안전도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에 집중됐다는 의미다.
지방 중소도시 가운데 상위권은 전북 남원시·김제시, 제주 제주시·서귀포시, 전남 광양시 등 5곳에 불과했다. 과거부터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히던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이번 조사에서도 선두권이었다.
◇남원·광양시 사례가 던지는 시사점은…

전체 6위인 전북 남원시는 세부 지표 중 생활안전(4위), 건강보건(3위) 분야의 순위가 특히 높았다. 재정이 여유롭진 않은 상황에서 펼친 주민 체감형 정책으로 주관적 점수를 잘 받았다. 남원시 사례는 지방정부 재원 사용 방향에 따라 주민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준다.
전남 광양시는 전남권에서 가장 잘 구축된 인프라 덕분에 전체 29위를 기록했다. 제철업 도시인 광양시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주민 안전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광양시와 달리 다른 제조업 도시인 경남 거제시(135위), 울산 동구(138위), 경남 창원시(67위)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산업 구조조정으로 지역 경기가 나빠지면서 덩달아 안전도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정진우 케이스탯리서치 이사는 "도심 재생을 할 때 경제나 산업을 살릴 뿐 아니라 주민을 제일 앞에 놓고 안전을 재생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하위권 지역은 시군지사 협의체 등을 통해 상위권 지역의 노력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경담 기자
상위 30위 이유 보니

전국 155개 시·군·구 가운데 특·광역시 등 대도시에 위치한 지자체들이 경제활동과 생활안전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제활동 분야에서 경기 과천시(83.80점), 서울 강남구(80.76점), 세종시(80.68점) 순으로 80점을 상회했다. 과천시는 고용(57.31점)을 제외한 소득(97.75점), 복지(85.21점), 미래(89.21점)에서 골고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강남구는 소득(100점), 미래(92.93점)에서 점수가 높았다. 세종시는 고용(86.95점), 미래(92.93점)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서울 서초구(77.63점), 서울 용산구(77.13점), 부산 동래구(76.60점), 부산 해운대구(75.31점) 등 특·광역시 내 지자체들이 뒤를 이었다.
생활안전 분야에서는 서울 중구(73.81점), 대구 중구(70.75점), 울산 남구(69.79점)가 순위권에 들었다. 서울 중구는 치안(84.57점), 소방(86.82점), 안전인프라(83.29점)에서 높고 고른 점수를 받았지만 교통안전에서는 36.36점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직장과 번화가가 밀집한 도심 특성상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비교적 높은 것이 작용했다.
대구 중구는 소방(84.25점), 안전인프라(84.57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119안전센터, CCTV의 수가 비교적 많고 지역민들의 인프라에 대한 만족감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남구는 교통안전(78.14점)에서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았다.
건강보건 분야에서는 서울 강동구(72.08점), 서울 용산구(72.04점), 전북 남원시(71.04점)가 70점을 넘었다. 강동구는 의료접근성(72.76점), 용산구는 건강상태(95.07점), 남원시는 의료만족도(85.38점)가 높게 나타났다.
강동구는 대학병원 등 의료시설이 지역에 풍부하고 남원시의 경우 관내 보건사업이 효과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용산구 주민은 본인의 기대 여명이나 건강상태에 자신감을 느끼는 편으로 조사됐다.
주거환경 분야에서는 충남 보령시(72.41점), 충남 당진시(70.49점), 서울 강남구(69.18점)으로 집계됐다. 보령시는 대기환경(89.18점), 주거여건(93.57점)에서, 당진시는 주거여건(90.36점), 정주의향(94.05점)로 나타났다. 강남구는 정주의향(15.30점)이 낮게 조사됐지만 지역 인프라가 갖춰진 만큼 주거여건(98.07점)에서 높은 수치를 보였다.
강남구의 경우 주민등록 전출율이 높아 지역이 정주라는 측면에서 불안정하다는 점이 작용했다. 반면 아직 향촌사회 영향이 남은 일부 지방 지역은 전입, 전출이 적고 주민들의 정주의향도 높은 편이다.

인구 10만 미만 지자체에서 전북 남원시, 경기 과천시, 전북 김제시가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전국 155개 시·군·구 가운데 남원시는 6위(65.99점), 과천시는 7위(65.41점), 김제시는 20위(59.01점)로 모두 20위 안에 들었다. 남원시와 과천시는 시도내에서는 1위였고 김제시는 2위였다. 남원시와 김제시는 다른 비슷한 규모의 지자체와 비교해 경제활동에서 각각 68.53점, 68.23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정진우 케이스탯 이사는 "남원시와 김제시는 지역 내 큰 산업은 없고 1차산업 종사자가 비교적 많은 편이고 과거에 비해 지역 경기가 특별히 나빠지거나 좋아지지도 않았다"며 "동시대 다른 지역과 비교한 판단보다 한 지역 내에 살아온 주민들의 주관적 평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주헌 기자
이환주 남원시장 인터뷰

"안전은 시민의 재산과 생명이 직결되는 만큼 살기 좋은 지방자치단체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우선돼야 할 사항입니다. 2021년에도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남원을 만들어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1 사회안전지수'(Korea Security Index 2021) 우수 지자체 전라북도 남원시를 이끄는 이환주 남원시장(사진)이 남긴 소감이다.
남원시는 머니투데이와 성신여대 데이터사이언스센터, 여론조사기관 케이스탯리서치, 온라인패널 조사기업 피앰아이가 실시한 2021 사회안전지수 분석 결과 전국 지자체 155곳 중 6위를 차지했다. 특별시·광역시 소재지를 제외한 기초지자체 중 가장 높은 순위다.

이 시장은 4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시민 밀착형 선제적 안전정책'을 남원시의 사회안전 경쟁력으로 꼽았다.
이 시장은 "안전 위해요소를 미리 파악, 재난 재해에 대해 선제적 대응하는 등 생활 속 안전문화 정착에 역량을 집중해왔다"며 "시의 특성에 맞게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부분을 먼저 알고 대응해 높은 점수를 받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농업시설과 산지가 공존하고, 섬진강 지류가 시내를 관통하는 남원시는 태풍·호우에 따른 침수피해, 산사태 등 재난 발생 위험에 노출된 곳이다.
이에 대응해 남원시는 다양한 안전정책을 펼쳐 왔다. 총 910대 규모 CCTV 통합관제센터를 통해 방범·재해예방·교통 사고를 예방한다. 농·산간지역 405개 마을엔 재난상황을 실시간 전파하는 재난음성통보 시스템을 구축했다. 안전신문고와 120 민원 봉사대 운영, 예방 캠페인 등 안전문화 생활화에도 힘썼다. 이번 조사에서 '생활안전' 분야 4위를 차지한 비결이다.

남원시는 건강보건 분야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 강동구와 용산구에 이어 3위다. 지난해 기준 남원시의 감염성·기생충성·내분비·순환계통·신경계통 등 주요 질환의 연령 표준화사망률은 전국 평균보다 낮다. 인구 1000명당 의료기관 병상 수도 21.6개소로 전국 13.6개소에 비해 많다.
남원시는 위기가구를 발굴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시민 취약건강지표를 도출해 13개 분야 건강증진사업을 통합 운영하는 노력을 해왔다. 이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 주관 기초생활보장분야 우수 지자체, 건강증진사업 최우수기관으로도 선정됐다.
이 시장은 새해에도 '행복한 시민 더 큰 남원, 우리가 함께 합니다'를 목표로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나설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섬진강 수해 피해 산정조사를 통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한다. 재해위험지구 정비와 CCTV 추가 설치, 시민안전보험 지원에도 힘쓴다.
이 시장은 "더 큰 남원을 완성하기 위해 국립공공의료대학원 2024년 개교, 지리산 친환경 열차 시험노선 공모 추진 등 현안사업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권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