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도시공사, 2년 넘는 과세불복 끝에 승소...부가가치세 122억 환급받아, 추징 예정 82억도 해소
원명희 공사 사장 "전국에 있는 190곳 지방 공기업의 대행사업 부가세 논란 마침표 찍는 길 열려"

경기 부천도시공사(이하 공사)가 2년이 넘는 과세불복 절차 끝에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납부한 부가가치세 122억원을 환급받았다. 이번 결정으로 추징 예정이던 82억원의 세액 부담까지 사라지면서 공사는 앞으로 매년 약 20억원의 조세 납부 부담도 줄이게 됐다.
지난 26일 공사에 따르면 최근 국무조정실 소속 조세 행정심판 기관인 조세심판원은 공사로부터 제기된 기존 관할 세무서의 부가세 부과에 대한 '불복 청구'를 인용했다.
원명희 공사 사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성과는 단순히 한 공기업의 환급 문제가 아니라 전국 지방공기업 재정 운영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칠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강조했다.
원 사장은 먼저 지난 과정을 돌아보며 "2023년 3월 과세관청이 공사가 부천시로부터 받은 대행사업비에 대해 부가가치세 신고가 누락됐다며 과세 예고 통지를 했을 때부터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그 당시 국세청 남부천세무서 종합감사 중 부천도시공사 부가세 문제가 지적되면서 불거졌다.
공사는 주차장 운영, 운동시설 관리, 부동산 임대 등 위탁 사업비에 대해 공공성을 전제로 한 대행업무인 만큼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세무당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 사장은 "최초 예정 부과액이 213억원에 달했다. 공사 재정에 큰 타격이 우려됐기 때문에 불복 절차에 착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시에서 예산을 받아 대행사업을 운영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금 전체를 시에 입금하는 구조에서 공사에게 부가세를 또 부과하는 국세청의 논리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이 문제는 전국도시공사협의회의 주요 안건이 될 정도로 모든 도시공사의 재정 압박이었고, 비슷한 시기에 파주·과천·안양·화성시도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결국 부천도시공사가 세법 싸움의 총대를 멘 셈이 됐다.
공사는 국세심사위원회에서 재조사 결정을 이끌어냈고, 이후 세무조사 과정에서 91억원을 감액받는 데 성공했지만, 최종적으로는 122억원이 과세통보됐다. 분할방식으로 세금을 우선 납부했다. 그러면서 원 사장은 조세심판청구라는 정면 돌파를 결정했다. 그는 "2023년 말 외부 회계법인을 선임해 10회가 넘는 전략회의와 9차례 서면 공방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기획재정부의 세법 해석 회신과 학계 전문가의 의견서를 통해 과세 논리의 오류를 명확히 입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올 2월 조세심판관 회의에서는 공사 측과 처분청 대리인 간 치열한 논쟁이 이어졌다. 이어 7월에는 다른 지방공기업 사건에서 유사한 인용 결정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결국 지난 19일 과세당국이 부과취소(직권경정)를 결정했고, 지난 21일 환급금이 공사 계좌에 입금되면서 사건은 종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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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세심판원의 결정은 부천도시공사만의 승리가 아니다. 전국 190여개 지방공사와 공단이 비슷한 세무 리스크를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 사장은 "타 지방공기업도 동일한 논리로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전국적으로 지방 공기업의 대행업무 관련 과세 기준을 바로잡은 선례로 남았다"고 말했다.
공사 재정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 납부한 세액 환급으로 단기적 재정 여력이 확보됐고, 장기적으로 매년 약 20억원의 부가세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원 사장은 "이번 환급으로 공사의 재정 안정성이 높아지면 그만큼 시민을 위한 서비스 확대와 시설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이번 환급은 부천시민의 소중한 세금을 지켜낸 것은 물론, 시 재정의 안정성 확보에도 크게 기여했다. 더 나아가, 이번 결정은 전국 지방공기업에도 의미 있는 선례가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지방공기업협의회와 전국도시공사협의회는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협의회는 "지방공기업은 공공성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므로 민간기업과 동일하게 과세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106조 개정을 통해 지방공사·지방공단을 부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입장을 냈다. 또한 유사 사례에 대해 대응과 함께 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