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소장 '유항선생시집',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지정

단국대 소장 '유항선생시집',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지정

권태혁 기자
2025.12.02 11:34

"초간 당시 원형을 가장 정확히 보여주는 자료"
시 146제 218수 수록...당시 정치·생활상 이해하는 핵심 자료
1400년대 목판 인쇄의 계선·흑구·어미 등 서지학적 특징 담겨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유항선생시집.'/사진제공=단국대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유항선생시집.'/사진제공=단국대

단국대학교는 최근 석주선기념박물관이 소장한 고려 말 문신이자 서예가인 유항 한수(1333~1384)의 '유항선생시집'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됐다고 2일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단국대 소장본은 서문·발문·판식·구성이 온전해 초간 당시 원형을 가장 정확히 보여주는 자료"라며 "고려 시대 문인의 시문집이 극히 드물어 희소성이 높고, 보물로 지정해 보호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유항 선생은 고려 말 대표적인 문신이자 서예가다. 15세에 과거에 급제한 뒤 여러 관직을 거치며 목은 이색 등 당대의 문인들과 활발히 교류했다. 그의 시에는 세태 비판과 나라에 대한 우려, 자연을 노래한 작품 등 고려 사대부 문학의 정수가 담겼다.

단국대가 소장한 '유항선생시집'은 선생 사후 둘째 아들 상질이 아버지의 시를 모아 엮은 원고를 유항의 제자인 성석용(전라도관찰사)과 이균(금산 현감)이 1400년(정종 2년) 목판으로 간행한 초간본이다.

현존하는 판본은 하버드 옌칭도서관, 고려대 만송문고, 단국대 소장본 등 총 3책이다.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 소장본은 연민 이가원(1917~2000) 선생이 기증한 초간본이자 국내에서 유일한 완전본이다.

시집에는 고려 말을 대표하는 문인 권근의 서문, 이색의 묘지명, 우왕의 교서, 윤회종의 발문 등을 포함해 시 146제 218수가 수록됐다. 유항 선생의 생애와 사상, 학문과 인품은 물론 고려 말 사대부의 정치·생활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또한 조선 초기 시문집 간행과 목판 인쇄술의 수준을 보여줘 서지학적 가치도 높다. 특히 14세기 말 이전 문집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계선, 흑구, 어미 등이 나타나 여말선초의 목판 인쇄술 변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박성순 석주선기념박물관장은 "석주선기념박물관은 우리 역사와 문화를 발굴하고 그 학술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집의 체계적인 보존과 연구, 공개를 통해 한국 고전학 연구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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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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