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쓰레기' 애타는 '소각장'…마포·강남도 주민 여론 '변수'

쌓이는 '쓰레기' 애타는 '소각장'…마포·강남도 주민 여론 '변수'

정세진 기자, 이민하 기자
2026.02.04 17:15

강남 자원회수시설, 하루 900t→1150t 처리량 늘리는 현대화 계획
소송전 번진 마포에 이어 강남 주민들도 반대…노원·양천도 현대화 예정
강남 주민들, 서울시향해 "답정너냐"…증설 없이 리모델링 원해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이는 강남자원회수시설./사진제공=서울시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이는 강남자원회수시설./사진제공=서울시

"서초나 송파처럼 잘사는 지역에 짓지 거기선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왜 우리한테만 이러냐."

"이미 서울에서 제일 큰 시설이 강남에 있다는 피해의식이 좀 있다."

마포에 이어 강남에서도 주민들이 광역 자원회수시설(생활폐기물 소각장)의 처리 용량을 늘리는 현대화방식에 반대하면서 2033년까지 생활 폐기물 전량을 관내에서 처리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28일 강남구 주민을 상대로 강남 자원회수시설 현대화 계획을 안내하는 주민설명회를 진행했다. 시설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400여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서울시는 소각장 현대화와 용량 확충을 골자로 한 기본계획 용역의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 확정된 안은 아니지만 서울시는 일간 900t(톤) 규모인 강남 생활폐기물 소각장의 처리 용량을 1150t 규모로 늘리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생활폐기물 공공처리량/그래픽=최헌정
생활폐기물 공공처리량/그래픽=최헌정

서울시는 5000억원이 투입되는 현대화 과정에서 처리용량 확충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사람들 다수는 반대의견을 밝혔다.

박대용 강남구 일원1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서울시와 용역업체, 현재 소각장 운영업체가 주민설명회에서 현재 용량에서 증설하는 2가지 안과 현재 처리 용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리모델링하는 나머지 안을 보여줬다"면서 "서울시는 앞서 2가지 안만 설명하고 3안에 대해선 거의 설명하지 않아서 주민들이 '답정너냐'고 반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일 소각량을 늘리는 2가지안의 차이는 '전망대' 설치 여부다. 소각장 지상에 전망대를 설치하는 안을 두고 주민들은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미 서울에서 가장 큰 시설이 강남에 있다는 사실 때문에 일부 주민이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의 속사정도 복잡하다. 폐기물시설촉진법에 따라 현재 강남 소각장의 영향을 받는 소각장 반영 300m안에 거주하는 2934가구다.

이들은 관련법에 따라 매달 30여만원의 관리비·난방비 등을 지급받는다. 올해 계획된 지원금액 규모는 140억원이다. 서울시가 증설에 따라 30억~50억 가량 지원금액을 늘릴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주민들의 호응은 크지 않았다. 소각량을 늘리면 주변 자치구에서 폐기물 처리비용으로 지급하는 금액도 늘어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원금액도 늘어난다고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택 소유여부에 따라 소각장 증설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 인근 아파트 단지 2500여세대의 아파트 단지 중 800여 세대는 일반분양이고 나머지는 장기전세주택형 공공임대주택과 영구임대주택이다. 이중 주택을 소유한 일반분양 세대는 부동산 가격에 악영향을 줄 소각장 확장에 민감하다.

이병호 강남자원회수시설 주민지원협의체 위원장은 "25년이 넘은 시설을 현대화하면 환경적으로도 좋아지기 때문에 반대할 주민은 없다"면서도 "문제는 소각량을 늘리는 건데 지금도 인근 송파, 서초, 강동 등에서 쓰레기가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돈 많은 지역에서는 돈만 더 주고 쓰레기를 우리가 처리하라는건데 거기선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왜 우리한테만 이러냐"고 반문했다.

서울시 광역 자원회수시설 현황/그래픽=최헌정
서울시 광역 자원회수시설 현황/그래픽=최헌정

더욱이 오는 12일 서울고등법원은 마포 자원회수시설 입지 결정 취소소송에 대해 선고한다. 지난해 1월 1심 재판부는 마포구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법원은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에 신규 소각장을 짓기로 한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심에서도 서울시가 패소하고 최악의 경우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할 경우 신규 소각장 건설 계획은 사실상 백지화된다.

강남 주민들도 마포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위원장은 "마포구의 신규 소각장 건설은 강남과 사안이 완전히 다르지만 주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마포에서는 이렇게 했는데 왜 우리는 용량을 늘리냐는 의견이 있고 주민들이 그런 주장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지역구에 강남소각장이 있는 유만희 서울시의회 의원(강남4·국민의힘)은 "서울시는 처리용량을 늘리지 않는다면 현대화를 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리모델링만 하자는 지역주민들과 서울시 사이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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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정세진 기자입니다.

이민하 기자

서울시청 및 부동산 관계기관, 건설사를 출입합니다. 부동산 시장 관련 기사를 취재·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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