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삶의 질 흔드는 '시간 빈곤'…출퇴근 62분, 돌봄 부담까지

수도권 삶의 질 흔드는 '시간 빈곤'…출퇴근 62분, 돌봄 부담까지

경기=권현수 기자
2026.04.20 15:25

통근 62분 시대…경기→서울 이동 스트레스 최고 수준
고령층 85.7% "지금 집에서 계속 살고 싶다"…재가 돌봄 수요 뚜렷

경기 라이프 서베이 결과 중 지역별 출퇴근 통행 스트레스./사진제공=경기연구
경기 라이프 서베이 결과 중 지역별 출퇴근 통행 스트레스./사진제공=경기연구

경기연구원은 20일 '2025 경기 라이프 서베이'(GLS) 결과를 발표하고, 기존 주거·소득 중심 평가를 넘어 시간 사용과 돌봄, 일·생활 균형 등 새로운 생활 지표를 반영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경기도뿐 아니라 서울과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를 대상으로 해 행정구역이 아닌 실제 생활권을 기준으로 설계됐다.

조사 결과 교통 분야에서 수도권의 시간 부담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할 경우 편도 평균 61.9분이 소요됐다. 경기 지역 내 이동 시간(약 34분)의 2배 수준이다. 이에 따른 통행 스트레스 비율도 경기 18.8%로 서울(16.8%), 인천(7.6%)보다 높게 나타났다. 시간 소모가 삶의 질 저하로 직결된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됐다.

고령층의 주거 인식도 주목된다. 55세 이상 응답자의 85.7%는 '현재 거주지에 계속 살겠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익숙한 환경'(32.4%), '가족·지인과의 근접성'(26.1%)이 꼽혔다. 건강 악화 상황에서도 '현 주택 유지'가 43.2%로 가장 높았다. 고령층의 '지역 내 계속 거주'(Aging in Place) 선호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재가 돌봄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단순 시설 중심 복지에서 벗어나, 거주지 기반 돌봄 체계로 정책 전환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시간 사용 구조에서는 변화 흐름이 감지됐다. 남녀 모두 수면 시간 확대와 근로 시간 단축을 희망했다. 특히 여성은 가사와 가족 돌봄 시간 감소를 원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는 성별 간 돌봄 부담의 구조적 불균형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의무적 활동을 줄이고 여가와 관계 형성을 늘리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경기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시간의 가치'와 '쉼 역량' 지표를 새롭게 도입했다. 단순 소득이나 주거 수준이 아닌, 실제 체감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한 시도다. 현대 사회에서 시간 빈곤과 휴식의 질이 핵심 정책 변수로 부상했음을 반영했다.

유정균 경기연구원 인구사회연구실장은 "수도권 삶의 질 정책은 단편적 지표 개선을 넘어 생활권과 시간 구조를 반영한 통합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며 "데이터 기반 정책이 정주 여건 개선의 핵심 도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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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수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권현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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