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드]KTX환승센터와 연계, 야구장 넘어 공연·전시 결합한 랜드마크로

K팝 열풍과 프로야구 인기에 일선 지자체가 대형 돔구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돔구장에 대형 공연과 스포츠 행사를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12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공연과 스포츠가 결합한 5만석 규모의 돔구장 건립 계획을 발언하자 지자체의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돔구장 건설이 이뤄지기 위해선 투자 수익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2일 일선 지자체들에 따르면 5만석 규모 돔구장 유치를 발표한 지자체는 △충남도 △충북도 △경기 광명시 △파주시 △고양시 △구리시 등이다. 이 중 가장 선제적으로 나선 지자체는 충남도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최 장관의 발표가 있기 전인 지난해 11월 돔구장 건립 추진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어 도는 외부 전문가 자문회의와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는 등 입지와 경제성, 재원 조달 방안 등을 종합 검토해 연내 사업 윤곽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충남도가 추진하는 ‘천안·아산 돔구장’은 KTX천안아산역 인근 도보 10여 분 거리에 25만㎡(약 7만5000평), 5만석 규모의 돔구장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부지매입비를 제외한 사업비만 1조원(추정) 규모로, 2031년 건립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도는 이곳에 스포츠와 공연, 전시, 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프로야구 30경기 유치 △축구장·아이스링크 건립 △K팝 공연·대형전시회 진행 등을 통해 돔구장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KTX천안아산역과 연계, 접근성·활용도↑

도는 KTX천안아산역을 핵심 인프라로 보고 있다. 대한민국의 중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다는 판단에서다. 김 지사는 지난해 11월 도의회 정례회 도정질문에서 “서울 외곽에 돔구장을 짓는다면 반대편에서 가는데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이 걸린다”며 “천안아산역은 경부선과 호남선이 만나며, 수도권에서 한 시간 내 올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2030년 준공 예정인 KTX천안아산역 광역복합환승센터와 돔구장을 연계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수도권 및 영호남과의 접근성을 바탕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상권을 활성화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경제적 파급효과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돔구장과 연계하는 광역복합환승센터는 6735억원을 투입해 △충청권 교통 허브 조성 △광역 환승 체계 고도화 △교통복지 실현 등을 위해 추진 중인 사업이다. 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광역복합환승센터 개발계획을 승인했다. 도는 민간사업자 유치 활동과 관계기관 공동개발을 협의 중이다. 김 지사는 “광역복합환승센터의 전체 사업비 중 공공재정 500억~1000억원, 민자 약 6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5만석 이점 삼아 공연·스포츠 연계…“살아있는 플랫폼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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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석 규모의 돔구장은 우리나라 실내 시설 중 가장 큰 규모다. 현재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6만6000석)과 올림픽주경기장(6만석)은 실외 시설로 활용에 제약이 있다. 고척돔(1만6000석)과 올림픽공원 KSPO돔(1만5000석)은 규모가 작아 대형 공연 유치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5월 첫 공연을 목표로 추진 중인 서울아레나(2만8000석)와 2028년 개장 예정인 인천 서구 청라돔(2만석)도 5만석에 한참 못 미친다.
5만석 돔구장이 완공되면 각종 국제대회와 대형 공연을 유치해 경제적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WBC나 프리미어12 등 일본, 대만 등에 밀려 유치하지 못한 국제대회 유치 가능성도 높아진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K팝 가수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아티스트의 투어를 진행할 수도 있다.
대규모 돔구장이 경제성을 갖추기 위해선 콘텐츠 유치가 필수적이다. 일본 도쿄돔은 야구경기로만은 적자지만, 연간 수십 차례의 대형 공연과 전시회를 개최해 1년에 500억~600억원의 흑자를 내고 있다.
김 지사가 지난 3월 방문한 ‘싱가포르 스포츠 허브’도 마찬가지다. 5만5000석 규모의 싱가포르 스포츠 허브에서는 야구와 축구, 럭비, 육상 등 다양한 스포츠 경기가 열린다. 아울러 비티에스(BTS)와 블랙핑크, 테일러 스위프트, 콜드플레이 등 세계 최정상급 가수들의 공연이 열렸다. 공연이나 경기가 없는 날에도 체육시설, 쇼핑센터, 수변시설 등이 연결돼 ‘사람을 모으는’ 시설로 조성됐다. 지역 경제 활성화까지 이어진다.
김 지사는 답사를 마친 후 “싱가포르 스포츠 허브는 일반적인 스포츠 단지를 넘어 도시 전체의 활력을 이끄는 ‘살아있는 플랫폼’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천안·아산 돔구장도 인근 광역복합환승센터와 연계해 상업과 관광, 문화예술 분야 발전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재원과 수익성 확보 방안 마련해야”
대형 돔구장에 대한 청사진이 그려졌지만 재원 마련과 수익성 문제는 여전한 숙제다. 천안 아산 돔구장의 총 사업비는 부지매입비를 제외하고도 1조원에 달한다. 시설 유지관리비를 고려하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도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외국 자본을 유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지사는 국비나 도비, 시군비에 의존하는 형태는 아닐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수익성이라는 걸림돌도 있다. 프로야구 구단이 있어 고정 수익을 확보한 서울 고척돔도 적자와 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면밀한 수요 조사나 타당성 검토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1년 중 200일 이상은 경기나 공연이 열려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돔구장 건설과 같은 하드웨어 구축에 앞서 그 안을 채울 수 있는 콘텐츠 유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통이나 숙박, 상업시설 등 인프라 조성도 함께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