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대법원, 동아운수 판결서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 확정 판결
"실 근무시간 아닌 노사가 합의한 '보장 근로시간'으로 수당지급해야"
서울시, "정확한 추가 지출 규모 계산 중"

대법원이 서울 시내버스 근로자인 동아운수 기사들의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반영해야 한다고 확정 판결했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해 연장 근로·야간근로수당을 재산정해야 하고, 이때 실제 근로시간이 아닌 노사가 사전에 합의한 보장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시급을 계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시의 추가 재정 투입이 불가피해졌다.
30일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동아운수 소속 버스 기사 97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에서 버스 기사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미지급 연장·야간 근로 수당 청구 부분에 대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심에서 기사들이 패소한 부분 중 일부만 파기해 고법으로 보내고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판단은 그대로 유지해 사실상 버스기사들의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앞서 동아운수 소속 버스 기사들은 2016년 전년도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미지급금과 지연금을 지급하라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회사가 기본급의 100%인 상여금을 짝수달마다 지급했는데 이는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의 특성이 있기 때문에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통상임금은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과 해고예고수당 등을 계산하는 법정 기준 금액이 되기 때문에 산입범위가 넓어지면 기본급과 연동한 각종 수당 지급액도 늘어난다.
대법원이 서울 고법으로 파기 환송한 부분은 연장·야간 근로 시간의 산정 방식에 대한 부분이다. 2심은 사측 주장을 받아들여 실제 근로 시간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당시 노조가 동아운수 측에 청구한 미지급 연장·야간 근로 수당 18억9500만원 중 8억4382만원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노사가 연장·야간 근로 시간을 실제 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일정 시간을 인정하기로 합의했다면, 실제 근무하지 않았더라도 사전에 합의한 시간을 기준으로 임금을 계산해 지급해야 한다고 보고 2심의 판단이 잘못됐다며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의 취지에 따라 노조측이 요구한 금액이 법원에서 상당부분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 추가 부담도 불가피하다. 앞서 지난 1월 서울시내버스 노조(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는 약 이틀에 걸친 사상 최장기간 파업에 돌입한 끝에 사측과 임금·단체협약을 타결하면서 임금 2.9% 인상에 합의했다. 갈등의 쟁점이었던 통상임금 문제는 논의 대상이 아니며 현 임금 체계를 고수한 채 임금인상률을 논의하자는 노조 요구를 시와 사측이 받아들인 것이다.

1월 파업 협상 당시 시와 사측은 정기상여금을 없애는 방식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자고 제안했다. 노조는 이에 맞서 통상임금은 동아운수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나온 뒤에 판결에 따르자고 주장하면서 노조안이 받아들여졌다.
2024년 12월 대법원이 한화생명보험 전ㆍ현직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 상고심에서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한 대다수의 지자체들은 임금 총액을 높이는 대신 정기 상여금을 없애고 수당과 기본급으로 임금체계를 단순화 하는 것에 합의했다. 노사간 합의로 추후 법원 판단에 따른 추가 지출과 갈등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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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버스 노사는 이 같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파업을 끝내고자 시와 사측이 노조의 요구에 합의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시는 통상임금 소송 확정 판결 시 최소 7%에서 최대 16%의 임금인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연간 시가 지급해야할 인건비는 800억원에서 15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시는 준공영제에 따라 시내버스 업체의 적자를 보전해주고 있다. 시가 운수업체에 지원한 금액은 2022년 8114억원, 2023년 8915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지원액도 약 4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내버스 지원 부담은 곧 요금 상승 압박으로 작용한다.
노조 측은 이날 판결 이후 입장문에서 "서울시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체불임금을 즉각 지급하라"며 "지금 이순간에도 사업주와 서울시의 고집으로 매일 막대한 지연이자와 손해배상금이 쌓여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대법원 판단의 취지에 따라 고등법원도 판단을 할 것으로 보아 이제 변동성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면서도 "판결에 따라 시가 추가로 부담해야할 인건비에 대해서는 외부에 공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임단협이 진행 중이라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또 수당 산정법등을 반영해 정확한 추가 소요 금액을 계산하는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