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세운4구역 주민들이 세운4구역 일대 재개발에 앞서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받으라는 국가유산청의 명령에 반발하며 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는 14일 오전 종묘 맞은편 세운상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유산청이 세운4구역에 법률상 의무가 없는 세계유산영향평가를 강제하는 것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불법적 인허가 방해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표회의에 따르면 세운4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은 이미 작년 10월 30일 서울시의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 고시, 올해 3월 19일 서울시와 종로구의 통합 심의를 거쳐 사업시행계획변경 인가만 남겨놓은 상태다.
이들은 "세계유산 보호지구 밖임에도 법에도 없는 세계유산영향평가 이행을 강제하며 서울특별시장과 종로구청장의 인허가 자치권을 방해하는 것은 행정의 신뢰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정폭주'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유산청장은 2023년 2월 질의회신(유권해석)을 통해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은 더 이상 국가유산청과 협의 의무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음에도 유권해석과 달리 서울시와 종로구청에 대해 이와 배치되는 공문을 수차 발송, 사업을 방해해 왔다"고 지적했다.
대표회의는 "2004년 시작된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은 무려 22년이 지난 지금까지 착공도 하지 못한 채 금융비용을 포함한 사업비 누적액이 약 8000억원에 이를 뿐만 아니라 매월 20억원 이상 이자비용이 발생되고 있다"며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우리 주민들은 모두 깡통 토지주로 몰릴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대표회의는 또 허민 국가유산청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허 청장이 법이 강제하지 않는 영향평가를 명령하고 정치 쟁점화했다며 "반헌법적 발상으로 법치주의 근간을 파괴한 허 청장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외에도 대표회의는 허 청장에게 3월 16일 기자회견에서 인용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의 공문 원본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허 청장이 공문의 내용을 확대 해석해 세운4구역을 겁박했는지 여부를 밝히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허 청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세계유산센터로부터 서한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허 청장은 "(서울시가) 영향평가를 받겠다는 확인 서한을 3월 안에 회신하지 않으면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보존 의제'로 상정하거나 현장 실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서한 내용을 언급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사업성이 부족해 재개발이 지지부진했던 세운4구역의 고도 제한을 종로변은 55m에서 98.7m로, 청계천변은 71.9m에서 141.9m로 각각 대폭 완화했다. 그러자 국가유산청은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일대 경관이 훼손된다며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최근엔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실시 후 그 결과를 반영해 사업시행변경계획을 보완·조정을 시에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