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최교진 장관 "매우 무거운 책임감…불공정성이 확인될 경우, 접수 취소 등 검토"

교육부가 2027학년도 '수시 원서접수 오류' 사태와 관련해 최종 경쟁률을 확인한 뒤 지원한 것으로 의심되는 수험생의 원서를 취소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형평성 논란이 커지자 초강수를 꺼내든 것이지만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관리 부실 책임을 수험생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나온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16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출석해 "최종 경쟁률을 확인한 뒤 원서를 제출한 사례에 대해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공정성 우려가 크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불공정성이 확인될 경우 해당 대학과 협의해 원서접수 취소 등의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 장관의 발언은 원서 취소에 신중했던 교육부의 기존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지난 14일 이번 사태 관련 브리핑에서 교육부 관계자는 '최종 경쟁률을 확인한 수험생에게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현 단계에서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하루 뒤인 15일 오후 11시 긴급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대학과 협의해 원서접수 취소까지 검토하겠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교육부가 원서접수 무효화를 고려하는 수험생은 '최종 경쟁률이 먼저 공개된 17개 대학에 오후 6시20분부터 7시 사이 지원한 자'다. 17개 대학에는 성균관대, 세종대, 한양대 ERICA, 경인교대 등이 포함된다. 구체적으로 서버 장애 이전에는 지원 이력이 없다가 최종 경쟁률을 확인한 뒤 새로 원서를 낸 수험생이 접수 취소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접수 취소를 위해서는 해당 수험생이 최종 경쟁률을 본 뒤 지원했다는 사실이 입증돼야 하는데 기술적으로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수험생이 유웨이어플라이나 진학어플라이의 '경쟁률 보기' 메뉴를 통해 대학별 경쟁률을 확인하는 만큼, 두 시스템의 접속 기록을 분석하면 '경쟁률 보기'를 누른 후 원서를 제출했는지 파악할 수 있어서다.
다만 실제 최종 경쟁률을 확인한 뒤 지원했다 하더라도 원서를 취소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애초 최종 경쟁률이 공개된 이유는 대교협이 수시 마감 연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관련 공지를 대학들에 늦게 전달해서다. 대교협의 서버 장애 대응 매뉴얼에는 최종 경쟁률 공개 시점에 대한 내용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 경쟁률 공개의 책임은 대교협에 있는데 그 부담을 수험생 개인에게 돌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다.

수험생이 지원 직전 경쟁률을 조회하는 것 자체가 일반적인 입시 전략이라는 점도 논란거리다. 대학들은 수시 원서접수 기간 하루 3~4차례 경쟁률을 공개하다가 마감일 오후 2~3시쯤 마지막 경쟁률을 게시한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평소처럼 경쟁률을 살펴보다 의도치 않게 최종 경쟁률을 확인했을 수도 있다. 이들의 원서가 취소되면 현재 서버 오류 피해 수험생과 달리 다시 지원할 기회도 사실상 사라진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경쟁률은 지원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정보인 만큼 수험생이라면 당연히 원서를 제출하기 전 경쟁률을 확인했을 것"이라며 "최종 경쟁률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는데 단순히 '경쟁률 보기'를 클릭했다는 점을 근거로 부정행위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종 경쟁률을 확인했다고 해서 합격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극히 일부의 미달 학과를 제외하면 경쟁률을 안다고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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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평성을 위해 원서를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은 여전히 우세하다. 최종 경쟁률을 확인한 수험생은 정보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었던 만큼 기존 지원자들과의 공정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일부 수험생은 접수 취소 조치가 억울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기존 지원자들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 만큼 원서를 취소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최종 경쟁률을 봤는지 여부를 떠나 마감 시간이 임박하면 서버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매년 수험생들에게 안내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