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민주항쟁 20돌을 맞아 열기로 했던 범여권 대선주자들의 연석회의가 또 무산됐다. 지난달 김근태 전 의장이 제안했던 518 연석회의가 불발된 데 이어 두번째다.
당초 정동영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한명숙 전 총리와 김혁규 천정배 의원 등 5명은 10일 오전 서울 성공회 대성당 옆 세실레스토랑에서 진보적 종교지도자들과 함께 연석회의를 열기로 했었다.
진보개혁 성향의 종교계 인사 모임인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협의회'(이하 종교협)가 마련한 자리였다. 시간과 장소를 모두 '6·10항쟁'에 맞춰, 이날 회의의 상징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뜻.
그러나 이 가운데 일부 대선주자가 불참 입장을 정하고 시민사회진영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와, 모임 자체가 취소됐다. 한 전 총리와 김혁규 의원측이 '참석이 힘들다'고 주최측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종교계 일각에선 '범여 지지율 1위'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다크호스'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참여하지 않는 연석회의에 부정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연석회의는 일단 이들 두 사람 없이 출발하되 문호를 개방, 두 사람의 참여를 유도해 논의의 폭을 넓힌다는 구상이었다.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만나는 건 지난달 18일 전남 광주에서 열린 5·18 기념식 이후 20여일만이다. 그러나 이들은 단순히 한 자리에 모였을 뿐, 당시 김근태 전 의장이 제안했던 연석회의는 무산됐었다. 지난 3일엔 천정배 의원이 6월10일 대선주자와 각 정파가 모여 '6·10 만민공동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성공회 대성당과 세실레스토랑= 지난 87년 6월 10일 덕수궁 옆 성공회 대성당에선 철통같은 봉쇄 속에 '박종철 고문살인 은폐조작 규탄 및 민주헌법쟁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세실레스토랑 방향으로 나오던 중 모두 체포됐으나 이 대회는 6·10 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이후 성공회 대성당은 명동성당과 함께 민주화의 상징적 장소가 됐다. 세실레스토랑은 재야인사들의 회동이나 기자회견 장소로 유명하다. 지난 4월 30일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은 이 곳에서 '정치 불참'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