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례 토론회와 다른 모습… "소극적 모습에 지지율 하락" 판단
평소의 여유로운 모습도, 얼굴에 번지는 미소도 사라졌다. 또박또박, 강경한 어조로 경쟁 후보들을 향해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쏟아지는 집중 질문 공세에는 다소 격앙된 표정으로 단호히 맞섰다.
28일 오후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간 종합토론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80도' 달라져 있었다. "좋은 질문입니다" 등 짐짓 여유를 부리기 위한 수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지지율 1위 후보로서 경쟁 후보들과의 격한 '논쟁'을 피하기 위해 '연성' 토론 스타일을 구사하던 것과는 딴판이었다. '강성' 일변도로 토론에 임해 '컴도저(컴퓨터+불도저)'란 별명이 무색하지 않은 모습.
특히 박근혜 전 대표의 약점을 먼저 파고드는 '공격적 전략'이 눈에 띄었다. 작심한 듯 달려드는 박 전 대표의 공격에 당황했던 '경험칙'을 반영해 '선공' 전략을 구사했다. 박 전 대표가 공약한 '교육평준화 16개 시도별 자율권 부여'를 대상으로 논리적 허점을 맹공했다.
지방을 돌며 3차례나 진행된 토론회의 결과가 전략 선회의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 박 전 대표의 '적극성'이 후한 평가를 얻은 반면 이 전 시장의 '소극성'은 상대적인 박한 평가를 받았기 때문.
정책토론회 과정에서 박 전 대표측과의 '검증 공방'이 겹치면서 '지지율 하락' 추세가 두드러졌다는 점도 변화에 단초를 제공했다. 특히 대표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의 경우 정책토론회에서는 물론 장외 '정책검증'의 장에서 '맹공'의 대상이 돼 지지율 하락을 적잖이 견인했다는 것이 캠프측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캠프 참모들은 이번 마지막 종합토론회를 앞두고 이 전 시장에게 '본 모습'으로 돌아갈 것을 '조언'하고 대운하 정책 홍보에 주력할 것을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함께 이 전 시장에게 미괄식을 즐기는 습관을 버리고 핵심을 먼저 말하는 '두괄식' 발화법이 유용하다는 조언도 함께 했다고 한다.
'두루뭉술'한 답변 스타일이 경쟁 후보들에게 주된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캠프 관계자는 "광주에서 열린 첫 경제 토론회 당시에도 이 전 시장 스타일대로 가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1위 후보로서 '포용'과 '화합'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적극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이대로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해 토론기법을 바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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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략 선회의 효과는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는 것이 캠프의 자평이다. 장광근 대변인은 "이명박다움을 제대로 보여준 토론회였다"며 "감각적 정서를 자극하는 의도적이고 돌출적인 질문에 단호히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고 평가했다.
주호영 비서실장도 "만족할 만한 토론이었다"며 "이 전 시장다운 모습을 확실히 각인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