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 중복 문제 해결해야" vs "거대 부실 공기업 탄생할 것"
여야 합의에 따라 4월 첫째주로 처리시한이 정해진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의 통합 법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는 24일 관련 공청회를 열고 의견 수렴에 나서며 법안 심의 작업에 들어갔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양 공사의 기능 중복 문제를 해결하고 공기업 개혁을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는 찬성 의견과 통합시 거대 공기업이 탄생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민간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찬성측 진술인으로 나선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주공과 토공의 중복되는 기능을 통합하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며 "정부가 싼 주택을 공급해 민간의 분양가 인하에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참여정부 시절에도 양 공사간 기능 조정이 있었지만 오히려 중복된 기능이 더 늘었다"며 "이번 기회에 확실히 통합 논의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 "이제 주공과 토공의 본래 역할이 다 소진됐다"며 "주택과 토지를 합쳐 가는 것은 세계적 추세일 뿐만 아니라 국가 발전 과정에서 자연스런 부분이기 때문에 장기적 정책 속에서 로드맵을 그려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다만 "관련 법인 한국토지주택공사법에서는 화학적 통합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며 "핵심업무 규정을 확대하고 정부의 재정지원 근거를 충분히 마련해 통합 공사가 국민의 기업으로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반대측 진술인으로 나선 정창무 서울대 교수는 "양 공사를 통합하면 택지개발 사업부분에서 독점력이 압도적으로 집중된다"며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거나 공정거래를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합 공사의 택지 지배력이 주택사업으로 전이돼 민간을 위축시킬 것"이라며 "오히려 양 공사가 선의의 경쟁을 하면 지방중소 낙후도시 재생과 국토균형발전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용구 미래개발연구원장은 "비지니스 모델이 다른 양 기관을 합쳤을 때 서로 가는 방향이 달라 갈등이 커져 부실로 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시장형 기업(토공)과 복지형 조직(주공)을 통합시키는 방향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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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통합시 부채가 더욱 커져 경영 부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며 "주공의 경우 국가가 중장기적으로 국민의 세금을 통해 재정사업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 의원들도 찬반으로 의견이 명확히 갈렸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야 합의대로 4월 첫째주에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 반대논리에 대해서는 "지역적 입장이 반영된 감정적인 반대가 많이 들어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통합에 반대했다가 여야 지도부의 처리 합의로 입장이 난해해진 민주당 의원들은 여전히 부정적 입장을 개진했다. 특히 처리시한에 얽매이지 말고 충분히 토론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기춘 의원은 "오늘 공청회를 하고 무슨 수로 4월 첫째주까지 토론을 마칠 수 있겠냐"며 "소위에서 충분히 토론한 후 합의처리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