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상생정치 요원…초심으로 돌아가야

실용·상생정치 요원…초심으로 돌아가야

김선주 기자
2010.02.24 07:20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2월25일 취임사에서 천명한 정치관은 실용·상생 정치였다. "소모적인 정치 관행과 과감하게 결별 하겠다"며 '탈(脫)여의도정치'를 선언했다.

"여·야를 넘어 대화의 문을 활짝 열겠다"던 이명박 정부가 출범 2주년을 맞이했다. 입법부와의 상생 다짐이 무색하게 이 대통령은 '정치를 모르는 대통령'이라고 낙인찍혔다.

소모적인 정쟁에 휘말리지 않고 효율성을 추구하겠다는 실용정치의 취지는 국회 경시 및 정무적 판단력 부재로 해석됐다. 결국 예전의 정무장관 격인 특임장관이 신설됐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 3년차에 들어선 만큼 레임덕 현상은 불가피하다. 이를 최대한 늦추려면 여·야 상생이 필수적이다. 이명박 정부가 대야(對野)관계는 물론 여권 내부의 친박계와의 관계에서 가장 많이 지적받은 문제점이 소통 부재이기 때문이다.

세종시 문제, 4대강 살리기 사업, 미디어법 등 굵직한 이슈를 두고 타협과 설득의 과정을 생략한 채 건설공사 하듯 밀어 붙인다는 게 비판론의 근거다. 18대 국회가 지난해 세종시와 미디어법, 4대강 살리기 사업에 함몰돼 공전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한나라당이 지난해 7월 미디어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려 하자 야당 의원들이 막으면서 발생한 국회 폭력 사태도 이명박 정부의 오점으로 남았다.

현재 여권의 집안싸움이 부각되면서 야권은 민생정치로 눈을 돌리고 6·2지방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야권은 'MB정부 심판론'을 주창하며 반전을 도모하고 있다.

"국회의장은 청와대의 하수인, 여당은 거수기"란 게 야당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불신이 두텁게 쌓인 사이 여·야는 평행선만 그리고 있다.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야당과의 관계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친이(親李)-친박(親朴)으로 갈린 당내 계파갈등도 풀어야 한다. 한나라당 경선 때부터 시작된 박근혜 전 대표와의 불화는 현재진행형이다. 2008년 18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친박계 의원들이 대거 낙천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차기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려면 어떻게든 친박계를 끌어안아야 하지만 세종시 정국으로 대치 중인만큼 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 전 대표는 진작부터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며 '여당 내 야당'을 자처했다. 탈당한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가 출범하면서 당력도 분산됐다.

정부가 밝힌 세종시 수정안에 박 전 대표가 반기를 들면서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 구도가 됐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권력은 박 전 대표에게 있다"는 확언까지 하고 있다.

세종시 논란을 둘러싸고 여·야 대립보다 여·여 갈등 구도가 악화되면서 한나라당의 집안싸움이 국력을 분산시키고 있다는 비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런 면에서 친박계 좌장으로 꼽혔던 김무성 의원이 내 놓은 '세종시 절충안'은 박 전 대표 뿐 아니라 여권 핵심부의 출구전략이 될 수 있다.

김 의원의 절충안 내용을 떠나서 친박계에서도 세종시 정국 장기화로 인한 국력 낭비를 개탄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김 의원의 절충안 제시 이후 극단으로 치닫던 세종시 공방에 토론의 물꼬가 트인 게 이를 입증한다.

한나라당은 지난 22일부터 세종시 당론변경을 두고 '끝장토론'에 돌입했다. 출범 2주년을 맞이한 이명박 정부가 당 내 갈등을 극복하고 야당과도 화합해 상생정치라는 초심으로 돌아갈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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