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지원 안 돼…남북협력기금 지원 가능성"
정부가 26일 대한적십자사(한적)를 통한 대북 수해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적은 이 날 오전 북한에 수해 지원 의사를 알리는 총재 명의 통지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한적은 통지문 발송에 따른 북측의 답변과 향후 파악될 피해 규모에 따라 비상식량, 생활용품, 의약품, 긴급구호 세트 등을 보낼 계획이다.
한적은 통지문 발송 배경과 관련해 "최근 수해로 북한 신의주 지역 등이 많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수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주민들에게 인도주의와 동포애적 차원에서 긴급 구호물자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한적의 대북지원 의사에 응답할 경우 2007년 이후 3년 만에 대북 수해지원이 이뤄지게 된다. 또 천안함 사건에 따른 정부의 5·24 조치 이후 한적의 첫 번째 대북 지원이다.
앞서 정부는 2006년 쌀 10만t 등 863억원 규모, 2007년에는 589억원 규모의 물품을 지원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지원물자의 품목과 수량 등은 정해진 바가 없다"며 "한적이 보유한 긴급구호 키트와 의약품, 생활용품, 비상식량 등이 지원품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식량의 경우 쌀이 아닌 라면과 분유, 건빵, 생수 등 이재민 구호 품목으로 구성돼 있다.
이 관계자는 또 "한적은 북한의 수해 상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왔으며 이번 전통문 발송은 정부와 협의해 보냈다"며 "앞으로 북한이 입장을 밝혀 올 것으로 예상하며 지원 품목과 규모 등은 차후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올해 수해지원은 2006년과 2007년과 같은 규모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한적이 자체 소화할 수 있는 부분 이상에 대해서는 남북협력기금 집행을 요청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전날까지만 해도 북한 수해와 관련해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지만 북한으로부터의 요청이 없기 때문에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북한의 유엔에 수해 지원을 공식 요청하고 피해상황도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며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