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부자 때부터 잘못된 시스템" 맹비난
한나라당이 한숨 돌렸다. '8·8개각' 최고 스타였던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내정 21일 만인 29일 사퇴하자 곳곳에서 안도하는 기류가 감지됐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김태호·신재민·이재훈' 동반 사퇴를 "고뇌어린 선택"이라고 평가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소통과 화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미 친이(친이명박)계 일각에서는 국무총리로 부적격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야당의 반대로 청문보고서 채택에 험로가 예상되는 만큼 더 이상의 정치적 출혈을 방지하자는 기류가 지배적이었다.
청문회 전부터 예상 가능했던 '박연차 게이트' 의혹에 발목이 잡혀 낙마한 만큼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의 재점검이 필수적이란 목소리도 높았다.
안 대변인은 "이번 사퇴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엄격한 인사검증 기준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언급, 개각 때마다 제기됐던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의 허술함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을 비판하는 기류는 계파를 초월했다. "'강부자' 때부터 잘못된 시스템" "인사검증 관계자들이 책임져야 한다" 등 격앙된 반응도 나왔다.
한 최고위원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당은 부담을 덜고 정부는 타격을 입게 됐다"며 "결국 '강부자·고소영 내각' 때부터 잘못된 시스템을 고치지 않아 지금까지 온 만큼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을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원총회에서 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던 같은 당 유정현 의원도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김 후보자가 끝까지 완주하려 했다면 더 큰 역풍을 맞았을 것"이라며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의 잘못이 큰 만큼 관계자들이 책임지지 않으면 당 차원에서 더 큰 문제제기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권의 차기 잠룡으로 급부상하며 '박근혜 견제용'이란 의구심을 받았던 김 후보자가 사퇴한 만큼 친박계는 내심 환영의 뜻을 밝혔다. 친박(친박근혜)계 정해걸 의원은 "김 후보자가 아무리 젊고 유능해도 박근혜 전 대표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리 신경 쓰진 않았지만 청문회 내내 사과만 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적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