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새 총리 후보자로 김황식 (사진)감사원장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복수의 여권 고위 관계자가 15일 전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김 원장과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막판까지 경합을 벌이고 있고 새로운 후보도 여전히 물색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김 원장 발탁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고위 관계자도 “이 대통령이 아직까지 최종 결심은 하지 않았다”면서도 “청와대는 전남 장성 출신인 김 원장을 총리로 기용할 경우 본적 기준으로는 사상 첫 전남 출신 총리가 된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총리 인선 기준으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국회 인사청문회의 벽을 통과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김 원장은 이미 청문회를 거친 전력이 있기 때문에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08년 감사원장 인사청문회 때 문제가 됐던 ‘시력에 의한 병역 면제’ 전력이 이번에도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게 청와대가 우려하는 점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선 작업을 하는 팀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선 걱정하고 있지만 정당한 사유에 의한 면제인 만큼 크게 문제될 건 없다는 의견이 전체적으론 우세하다”고 전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등 야당 지도부와 대화를 나눠보면 김 원장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평가가 많다”며 “아무래도 호남 출신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라디오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 “여권 인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총리 인선에)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다. 이 발언을 두고 전남 출신인 박 대표가 같은 전남 출신인 김 원장을 선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여권 내부에서 나왔다. 박 대표는 또 “기계적인 사고를 가질 것이 아니라 (야당과 국민을) 설득해 보라는 것이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정치력을 갖고 야당과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민주당이 김 원장이면 된다는 사인을 보낸 것 아니냐”라고 받아 들이고 있다.
김 원장 외엔 맹형규 장관이 아직 유력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고 한다. 3선 의원을 지낸 경험으로 여야 의원들과 두루 가깝다는 점, 행안부 장관에 임명됐을 당시 청문회를 별 어려움 없이 통과한 경험을 이 대통령이 높이 사고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서승욱·남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