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검찰발(發) 사정(司正) 한파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김홍일)가 지난 23일 임병석 C&그룹 회장을 구속하면서 발 빠르게 움직이자 대응 수위를 두고 고심 중이다.
전남 영광 출신으로 참여정부 때 사세를 확장시킨 임 회장은 거액의 비자금을 토대로 한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고 있다. 비록 분식회계로 거액을 부당 대출받은 혐의로 구속됐지만 검찰의 진짜 목표는 비자금의 향배에 있으리란 게 여의도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수사 초기부터 로비 대상에 민주당 현역 의원인 P씨, L씨, 또 다른 P씨의 실명이 회자되면서 검찰의 노림수에 대한 의구심은 증폭됐다. 이 사건이 '박연차 게이트' 이후 1년 반 동안 개점휴업 했던 중수부의 기업수사 신호탄이란 점도 민주당의 우려에 한 몫 했다.
사실상 파산 상태라 중수부와는 체급이 맞지 않는 C&그룹을 선택한 데에는 모종의 정치적인 배경이 있으리라는 판단에서다. C&그룹 수사의 최종 목표는 결국 '야권 탄압' 아니겠느냐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일단 검찰의 수사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C&그룹 압수수색 직후인 지난 22일에는 검찰 출신인 박주선 최고위원이 나서 "레임덕을 막으려는 야권 탄압"이라고 반발했지만 현재 신중론이 우위를 점한 형국이다.
거명되고 있는 현역 의원들의 실명이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인 만큼 강경 대응은 오히려 사안만 확대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민주당의 공식 입장이 통상적인 '표적수사·기획사정 반대' 수위에 그치는 이유다.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2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정사회가 '사정사회'로 귀결되면 공정한 사회에 대한 기대는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춘석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사건을 과거로 돌린다면 국민은 현재의 수사를 믿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지만 구체적으로 C&그룹을 거명하지는 않았다.
한나라당은 방어적인 민주당과는 확연히 다른 입장 차이를 보였다. 연일 표적수사론을 일축하며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권을 겨냥한 사정은 없다"면서도 "수사 과정에서 파생적으로 나오는 정치인 비리를 내버려둔다면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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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형환 대변인은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해석하고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철저하게, 흔들리지 말고 수사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