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8일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열어 309조567억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의결했다. 정의화 국회부의장(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 개회를 선언해 예산안과 예산 부수법안 등 36개 안건을 상정해 통과시켰다. 앞서 박희태 국회의장은 국회 질서유지권을 발동했지만 민주당 의원 보좌진의 저지로 본회의장 진입이 어려워지자 전화로 정 부의장에게 본회의 사회권을 넘겼다.
예산안은 투표에 참여한 의원 166명 가운데 찬성 155명, 반대 1명으로 가결됐다. 이날 통과된 예산안은 당초 정부가 제출한 309조5518억원에서 4951억원이 감축된 309조567억원이다. 올해 예산보다 약 5.5% 증가한 규모다.
연평도 포격도발과 관련, 대북 억지력 강화를 위해 국방예산이 당초 정부 제출안보다 1236억원이 증가했다. 특히 K9 자주포, 대포병 탐지 레이더 추가 구입 등 서북도서 전략 강화와 관련, 4207억원을 증액키로 했다. 여야가 첨예하게 맞섰던 4대강 사업 예산은 3조800억원이 편성됐다. 정부 요구보다 2700억원이 감액됐지만 보, 준설 등 주요 공정이 차질 없이 마무리되도록 2년 연속 3조원대의 자금이 배정됐다. 본회의에 앞서 한나라당은 이날 단독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이같은 예산안을 가결했다.
본회의에서는 내년도 예산안 외에도 국가재정법 등 예산부수법안 14건과 야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4대강 사업과 관련된 '친수구역 특별법안' △국군의 아랍에미리트(UAE) 파병동의안도 직권 상정돼 통과됐다. 아울러△한국토지주택공사법안 △소말리아 파견 연장동의안 △서울대 설립·운영법률안 △과학기술기본법안도 처리됐다.
본회의가 열리기까지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는 여당 의원들과 이를 막으려는 야당 의원 보좌관 사이에 극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야당의 저지를 뚫고 본회의장에 진입해 재적 의원 과반수에 해당하는 의결 정족수를 채웠다. 그러나 회의장 안에서도 본회의 개회를 막으려는 야당 의원들과 이를 끌어내려는 여당 의원들 사이에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져 강기정 의원이 입술에 상처를 입는 등 불상사가 빚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