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리더에게 듣는다 <2> 손학규 민주당 대표 신년인터뷰

"희망을 파종하고 경작하는 농부의 심정으로 한 해를 땀 흘리며 보내겠습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올 한해 행동 지침을 '국민 속으로'로 잡았다. 지난해 10월 민주당 대표에 취임한 이후 대정부 투쟁에 전력을 쏟았다면 올해는 전국을 누비며 국민과 얘기를 나누는 '희망 캠페인'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국민의 숨결 하나, 한숨 하나까지 놓치지 않겠다"며 "국민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구도의 심정으로 쉬지 않고 일 하겠다"고 다짐했다. 손 대표는 야권의 지상 목표인 야권 연대 해결책도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의 눈으로"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중도 진영도 더 폭넓게 끌어안겠다는 포부다.
머니투데이와 손 대표의 인터뷰는 지난달 29일 이뤄졌다. 2주에 걸친 '날치기 4대강 예산안·MB악법 무효화를 위한 전국 순회 결의대회'가 끝난 직후인 탓인지 손 대표는 발언의 상당 부분을 현 정부 비판에 할애했다. '독재'라는 단어를 3차례 쓰고 '폭정' '반평화' 등 날 선 표현을 쏟아냈다.
- 오랜 칩거 생활을 마감하고 여의도 정치에 복귀, 당대표를 맡은 지 3개월이 지났다. 개인적인 입장에서 2010년은 어떤 해였나.
▶민주주의와 민생, 평화의 중요성을 어느 때보다 절감한 한해였다. 지난 10월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어떻게 하면 소임을 다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 정권교체라는 진보개혁진영의 과업을 이루기 위해 당원과 국민 앞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작년 우리는 민주주의, 서민의 삶, 한반도 평화와 안정 측면에서 국가적인 위기상황에 처했다. 그래서 저와 민주당은 국민 속으로 들어가 이명박 정권의 실정과 폭정을 알리고 위기를 극복하는 국민의 힘을 모으기 위해 노력했다.
전당대회에 출마할 당시 많은 분들의 만류가 있었지만 당대표로 활동한 기간은 소중하고 값진 경험이었다. 지금과 같이 위기의 시대에 제가 한발 뒤로 물러서 있었다면 더 많은 후회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정권의 폭정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민주당이 하나 되는 훌륭한 성과가 있는 한 해였다고 본다.
독자들의 PICK!
-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동과 서, 진보와 개혁, 노동과 기업, 수도권과 지방, 세대와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 같은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자평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부자감세'에서 보듯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을 폈고 그로 인해 사회적 양극화가 더욱 심해졌다. 서민과 중산층에게는 희망의 사다리가 사라지고 있다. 양극화와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지금의 시대정신이 진보이고 그것이 민주당의 정체성이다. 하지만 중도층을 포용하려는 노력 역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다. 중도를 함께하지 못한다면 집권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예산안 날치기는 이 정권이 독재를 자행하고 있다는 응축된 신호이다. 날치기 사태를 보면서 국민의 분노가 결집되고 있다. 그것은 동서, 진보와 개혁 세대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중대한 민주주의 위기상황이다. 이러한 민주주의 위기 상황에 맞서고, 이명박 독재에 맞서는 것이야 말로 저와 민주당의 노력이다. 민주 수호 대장정에 이어 민생정책 대장정을 통해 민주당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의 눈으로 본다면 중도 진영도 더 폭넓게 끌어안을 수 있을 것이다.

-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새해에는 야권 연대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 연대의 범위와 큰 틀에서의 구상, 복안은 무엇인가.
▶연대의 목적은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힘을 합치자는 것이다. 선거 때 일시적으로 공학적인 연합을 하고 선거를 치르고 나면 흐지부지 사라지는 그런 연대는 의미가 없다. 지속가능한 연대가 이뤄져야 한다. 따로, 또 같이 수시로 단결할 수 있는 논의의 틀이 필요하다. 범위는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다. 물론 그 바탕에 진정성과 상대에 대한 존중, 지극한 진지함이 수반돼야 한다.
이번 예산날치기로 촉발된 이명박 독재심판의 뜨거운 기운이 커다란 용광로가 됐다.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연대의 요구가 더 커질 것이다. 국민이 그걸 명령하고 있다. 반민주, 반서민, 반평화 세력과의 한판 승부를 위한 범민주 서민평화세력의 대동단결이 조만간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민주당의 손학규화'는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평가하는가.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이뤄져야 할 당의 변화는 무엇인가.
▶양적인 외연확대도 중요하지만 질적인 변화가 더 핵심이다. 말만 하고 실천이 뒷받침되지 않거나, 반대만 있고 대안이 없다면 영원히 야당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정책과 대안을 가지고 행동으로 이를 보증하는 유능한 수권정당이 돼야 한다.
그리고 민주당은 손학규의 것이 아니다. 민주당은 민주당원의 것이요, 국민의 것이다. 민주당의 정체성과 과제는 민주, 민생, 평화다. 단순히 선언적인 주장이 아니라 집권해서 국민의 삶 속에 민주, 민생, 평화를 실현하는 것이 바로 민주당의 정체성이요, 목표요, 존재 이유다.
나 손학규가 지금 선택된 것은 그 과업을 이루는데 쓸모가 있다는 것이다. 나로서는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게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잘못했거나 능력이 부족해서 민주, 민생, 평화를 실현하는데 오히려 장애가 되고 방해가 된다면 나는 당연히 버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역할과 소임에만 전념하며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10년은 여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로 여야 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가운데 마무리됐다. 새해에도 대여, 대정부 투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
▶ 민주당은 한결 같이 국민 속으로 다가갈 계획이다. 전국을 권역별로 순회한 1차 투쟁을 마감하고, 이제 전국 234개 시·군·구 단위까지 더 낮게, 더 가까이 다가설 것이다. 국민들의 숨결 하나, 한숨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민주당의 과제록에 담아오겠다. 반성할 줄 모르는 이 정권이 망가뜨려놓은 모든 것의 대안을 국민 속에서 찾아오겠다. 국민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구도의 심정으로 쉬지 않고 일할 생각이다.
- 집권 4년차 이명박 정부에 바라는 게 있다면.
▶두 가지 차원에서 제의할 수 있겠다. 우선은 국민에 대한 태도, 국정에 대한 철학이다. 이 정부가 하는 것들을 보면 국민은 아예 안중에 없다는 것이 맞는 말이다. 평화와 민주주의, 외교 안보 같은 국정의 중요한 부분에 대한 철학도 매우 잘못됐다.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나는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힘을 모아서 막아낼 것이다. 두 번째는 임기 말에 접어들어서 과욕을 부리지 말고 하나하나 정리해가라고 주문하고 싶다. 정권교체는 반드시 이뤄진다. 더 이상 대한민국과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들지 말고 더 이상의 고통과 부담을 떠안기지 않는 최소한의 도의를 지켜주길 바란다.

-한 토론회에서 있었던 발언을 두고 ‘햇볕정책 수정론’ 논란이 일었다.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고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가장 바람직한 정책은 무엇인가.
▶전쟁을 막고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북한을 관리하고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 체제수호나 국제적 대응 측면에서 이해 못할 부분이 있다고 해서 북한을 상대하지 않을 수는 없다. 우리의 안녕과 직결된 상대이기 때문이다.
대결적이고 봉쇄적인 대북정책은 북한을 변화시킬 수 없다. 포용정책을 쓴 민주정부 10년 동안 연평도 포격처럼 전쟁의 공포를 느낀 적이 있나? 튼튼한 국방력의 바탕위에서 큰 인내심을 가지고 북한의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햇볕정책이야말로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북한의 호전적인 도발을 억지시키면서 점진적으로 북한을 변화시키는 유용한 방안이다. 대화하고 협력하고 지원하다보면 공동의 상생방안도 머리를 맞대고 할 수 있다. 꾸준하고 일관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올 한해 민주당이 가장 중점을 둘 것은 무엇인가.
▶국민 속에서, 국민과 손을 잡고, 국민과 함께 정권교체의 초석을 다지는 일에 매진할 것이다. 국민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심어주기위해 노력할 것이다. 전국을 누비며 국민을 만나는 희망캠페인을 통해서 가장 절실하고 적실한 대안을 만들어가겠다. 희망을 파종하고 경작하는 농부의 심정으로 한 해를 땀 흘리며 보내겠다. 국민 여러분께서 많이 성원해주시고 따끔한 질책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