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화에도 외교·안보는 '그대로'···"인적교체 없다"

남북대화에도 외교·안보는 '그대로'···"인적교체 없다"

변휘 기자
2011.02.01 14:56

[대북관계]李대통령, 신년 좌담회 "北 진정성 볼 것"···강경기조 유지

이명박 대통령이 남북관계가 대화국면으로 전환되더라도 기존의 외교·안보 라인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북대화를 통해 북한의 진정성 있는 변화 가능성을 주시하면서도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강경 기조를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1일 TV로 생방송된 '대통령과의 대화-2011년 대한민국은'에서 남북관계 변화에 따른 기존 외교·안보 라인의 인적교체 가능성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인적교체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야지 비위 맞추는 사람만 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개각 대상으로 거론됐던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등의 유임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 장관 등은 최근 남북관계 변화와 6자회담 재개 움직임에 맞물려 교체가 유력했지만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으로 그 시기는 다소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북한이 '이 사람은 통일부 장관으로 안 되겠다'고 하면 바꿔버렸다"며 "북한도 우리한테 맞춰야 한다. 우리만 늘 어떻게 맞추나"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현 시점에서 안보 라인의 교체는 북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남북 대화 흐름은 이어가되 북한의 진정성 있는 변화를 확인하기 전까지 기존의 대북 강경 기조를 흔들지 않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북한의 진정성'을 남북 긴장 해소의 '키워드'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6자회담이든 남북회담이든 북의 자세가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6자회담과 남북회담의 성과를 낼 수 있다"며 "핵실험과 금강산 관광객 총격사건, 천안함·연평도 사태 등을 마치 없었던 일인 것처럼 하며 대화하자고 나오는데 이것이 진정성이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북한이 대화를 제의해 왔으니 진정성을 보려고 한다"며 대화의 연속성 유지보다 내용에 무게를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는 과거 '도발-대화-경제지원-도발'로 이어져 온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이 대통령의 기존 입장이 다시 강조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향후 대화 국면에서도 북한의 태도를 지켜보며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자발적 변화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은 모든 국가가 잘 살기 위한 경쟁을 하고 있다. 북한도 국방비를 20~30% 줄이면 식량걱정 안 해도 될 것"이라며 "북한의 진정성 있는 변화를 요구한다. 이제 좋은 시기를 만난 만큼 북한의 변화를 잔뜩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한미 동맹 강화에 주력하면서 한·중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한·미 대 북·중'이라는 이분법 구도는 옳지 않다"며 "우리와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 유지와 비핵화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깊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굳건한 한·미 동맹을 유지하는 외교 기조를 고수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악화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중국이 김정일을 자주 불러서 자주 왕래해야 북한이 개혁할 수 있다. 결국 북한이 가야 할 길은 개혁·개방이고 중국은 좋은 모델"이라며 "내가 중국에 이렇게 부탁을 하면 중국에서는 '이 대통령의 그런 관점에 대해 고맙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이제 과거의 중국이 아니다"라며 "지금의 중국은 국제사회에의 문제에 대해 공정하고 책임있는 행위를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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