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7·4전당대회를 앞두고 격렬한 네거티브전(戰)에 휩싸였다. '줄세우기' 논란이 증폭되면서 계파갈등이 수면 위로 재부상했다.
'특정 계파'가 차기 공천을 들먹이며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에게 '특정 후보'를 지원하라고 위협했다는 홍준표 후보의 주장에 한나라당이 휘청거리고 있다. 홍 후보가 말한 '특정 계파'는 최근 구(舊)주류로 몰린 친이(친이명박)계, '특정 후보'는 원희룡 후보라는 게 안팎의 중론이다.
구체적인 물증도 공개하지 않았지만 '공작정치설(說)'은 전면전을 앞두고 서로를 탐색하던 후보 간 '비방 물꼬'를 텄다. 나경원·남경필 후보는 기다렸다는 듯 '계파선거 타파'를 촉구하며 원 후보와 홍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특정 후보'로 지목된 원 후보는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을 줄 세우려 한 장본인은 홍 후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홍 후보가 지목한 '특정 계파'를 주도하는 이재오 특임장관도 "가만히 있는 사람을 끌어다 온갖 욕설을 하는 게 부패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공방전이 과열됐지만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정식 신고·제보가 접수되지 않은데다 "밋밋하던 전대가 흥행할 기회"라며 반기는 기류도 있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정식조사 착수를 보류하는 대신 각 후보캠프에 자정노력을 촉구키로 했다. 그런데도 홍 후보는 27일 또 다시 이재오 장관을 정조준했다. "친이재오계 핵심 관계자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요지였다. 이번에도 구체적인 물증은 제시하지 않았다.
선거전에서 네거티브 공세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한 표가 아쉬운 후보들이 상대방을 물어뜯고 할퀴어도 어느 정도 용인되곤 했다. 하지만 아군끼리 총을 쏠 때는 '정도껏' 해야 한다.
전임 지도부에서 나란히 최고위원·사무총장을 했던 후보가 서로 '허수아비 대표'니 '홍두깨 리더십'이니 막말을 하는 장면은 볼썽사납다. 하필이면 한나라당의 고질병인 계파갈등을 끌어들인 점도 실망스럽다.
이번에 출마한 당권주자들은 하나같이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 내년 총·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전략적인 휴전 상태에 돌입한 계파 간 갈등에 기름을 부어 수면 위로 끌어올리거나 그에 발 맞춰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행태로는 국민의 사랑을 되찾기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