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온 상수' 이어 '막말 준표' 논란

'보온 상수' 이어 '막말 준표' 논란

도병욱 기자
2011.07.15 16:21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취임 열흘 만에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취재진에게 "너 맞는 수가 있어"라며 폭언을 했기 때문이다. 평소 홍 대표의 발언 습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사건은 지난 14일 홍 대표가 참여연대를 방문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취재진들은 홍 대표에게 우제창 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삼화저축은행과 7·4 전당대회 연관 의혹에 대해 질문했고, 홍 대표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하며 자리를 뜨려 했다.

그때 한 기자가 한나라당 청년위원장을 지낸 이영수 KMDC 회장에게 돈을 받았는지 질문했고, 홍 대표는 질문을 한 기자를 노려보며 "그런 것을 왜 물어? 너 진짜 맞는 수가 있다. 내 이름 말했어?"라고 언성을 높였다.

기자가 "야당에서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며 계속 질문을 하자 홍 대표는 "너 나한테 이러기야, 내가 그런 사람이야? 버릇없이 말야"라고 폭언을 계속했다. 이후 홍 대표는 얼굴이 붉어진 상태로 차에 올라타 자리를 떠났다.

홍 대표는 원래 거침없는 발언으로 유명한 정치인이다. 취재진에게도 마찬가지다. 기자들과 가진 티타임 때 특정 언론 기자에게 "비우호적으로 쓰면서 질문 하지 마라"고 말할 정도다.

이 때문에 야당 뿐 아니라 한나라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홍 대표에게 폭언을 들은 경험이 여권 관계자들 사이에서 떠돌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안상수 전 대표가 보온병, 자연산 등 여러 설화를 겪었는데, 홍 대표 역시 비슷한 논란을 일으키니 답답할 뿐"이라며 "당 대표로서 자중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과거와 달라진 게 없어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범래 대표 비서실장이 임명된 직후 홍 대표에게 '앞으로 말씀을 조심하셔야 한다'고 조언했다는데, 그 조언이 소용없었던 것 같다"고 비판했다.

야권은 반발은 더욱 거셌다. 조배숙 민주당 최고위원은 "본인을 집권당 대표가 아니라 뒷골목 양아치로 착각하는 것 같다"며 "안 전 대표의 '자연산 발언'에 이은 홍 대표의 폭언은 한나라당에 양성평등 DNA가 없다는 것을 다시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천정배 최고위원도 "'2010년 올해에 다물어야 할 입 1위'로 선정된 (안상수) 전 대표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홍 대표가 전임 대표의 부적절한 전철을 그대로 밟는 것 같아 유감"이라고,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은 "화부터 내는 모양새는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홍 대표는 15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언론에 대해 격한 표현을 하는 모습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해당 기자와 기자가 속해있는 언론사에는 앞서 사과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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